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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소통 경영의 힘


차량이 다니는 차도, 사람이 다니는 인도 등 어느 길이나 무언가에 막혀버려 소통하지 못하면 길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 특히 인체 내에서 피가 돌아다니는 혈관이 막히면 생명에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보내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 등 여러 물질이 쌓여 막힐 때 발생하는 심근경색이 그 예다. 심근경색은 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관상동맥중재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지 않으면 심장근육이 괴사해 급사할 수도 있는 위험한 병이다.

혈관의 소통뿐만 아니라 조직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직장인 1,35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의 94.4%는 '직장 내에서 소통이 잘 안 된다'고 느꼈으며 51.8%는 '임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병원 내 소통부족, 환자에 치명적

최근 언론을 통해 사회 각계각층, 너나 할 것 없이 '소통을 통한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실제로 이를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주변에서 소통이란 키워드를 강조하다 보니 덩달아 강조하게 된 것은 아닌지, 말로만 소통을 이야기하고 진정한 소통에는 소홀한 것 아닌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병원은 다른 업계에 비해 소통이 더욱 강조되는 사업장이다. 환자가 병원에 진료 예약을 하고 내원한다고 가정해보자. 환자는 병원에 전화를 걸어 콜센터 직원의 안내를 받고 예약을 한다. 내원 당일 환자는 병원에 들어오면서 안내직원으로부터 진료실 위치를 안내 받고 간호사에게 진료 접수를 한 뒤 의사의 진찰ㆍ처방을 받는다. 이어 원무직원에게 진료비를 내고 다음 외래진료 혹은 입원 예약을 한 뒤 약사가 지어준 약을 수령해 병원을 나선다.

환자가 실제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는 앞에 나열된 직원의 직군 외에도 병리사ㆍ방사선사ㆍ진단검사 의료기사ㆍ물리치료사ㆍ안경사ㆍ간호조무사ㆍ환자이송요원 등 수십가지 전문직군들이 망라해 있는 곳이 바로 병원이다. 이들 모두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업무에 종사하기 때문에 다른 직군과의 정보 전달ㆍ공유 때 발생하는 소통 부재ㆍ부족ㆍ오류ㆍ실수 등은 자칫 환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필자는 지난해 9월 병원의 최고경영자(CEO)라는 직책을 맡으면서 무엇보다도 '교직원의 만족이 곧 고객의 만족'이라는 생각 아래 '근무하고 싶은 병원' '행복한 직장'을 만들어 자신의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교직원들의 복리후생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교직원ㆍ부서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서로를 열린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활성화하는 한편 전직원이 참여ㆍ공유ㆍ화합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일궈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포상제도 개선을 들 수 있다. 필자는 아무런 감동과 감흥이 없는 포상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원들의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수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포상제도를 개선, 진급인사 등에 반영하고 지난해 말 대규모로 '서울성모 프라이즈데이(Prize Day)'행사를 개최해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직원 만족시켜야 고객들도 만족

직원 가족의 만족도까지 높이기 위해 직원 건강도 관리해주고 있다. 올해 7월부터 시작한 '직원 힐링 캠페인-금연'은 흡연 중인 교직원 중 금연을 원하는 30명을 선착순 접수 받아 니코틴의존도ㆍ일산화탄소 농도 등을 검사한 뒤 정신건강의학과 금연클리닉의 진료와 약물처방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소통 잘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3~5일에는 '행복한 직장 만들기'를 주제로 '2012 소통하는 병원'행사도 열었다. 외부 고객도 참여할 수 있는 명사 특강, 행복사진 콘테스트, 영화 상영, 골든벨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직원 개인의 참된 행복, 고객과 동행하는 삶의 기쁨을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지며 정서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친근한 병원 이미지를 구축하고 신뢰감 강화에 힘썼다.

어느 직원들이나 자기가 속한 사업장에서 많은 부분을 소통하고 교류할 때 비로소 전반적으로 원활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이는 곧 고객과 내부 구성원의 만족과 편의 증진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소통은 조직의 감동경영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행복한 직장이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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