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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최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대전센터)를 확대 개편하고 전방위 지원 체제를 구축했다.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풍부한 인력과 인프라,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창업 부문에선 취약했던 대전지역에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SK는 450억원 규모의 펀드를 구성했으며 이 펀드 자금을 포함해 총 9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대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SK는 벤처기업의 창업부터 성공까지 전주기를 맞춤형으로 지원하기 위해 대전지역의 특성부터 분석했다. 대전에는 대덕연구단지·대전산업단지와 기계·전자·화학 분야의 1,600여개 기업, 14개의 정부 출연 연구소가 포진해 있다. 카이스트를 비롯해 충남대·한남대 등 대학만 19개에 달한다. 여느 지역에 비해 풍부한 인력과 연구개발(R&D)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기술 간 융합 시도가 미흡하고, 기초과학 중심으로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어 창업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는 이러한 평가에 주목하고 대기업의 기술·경영·마케팅 역량과 각 계열사의 벤처 육성 노하우를 결합해 창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창업 생태계 조성의 첫 계단은 창업자들을 위한 인큐베이션 시스템이다. SK는 우수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창업자를 공모하거나 추천받아 대전센터에서 멘토링, 사업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전문가들은 예비창업자가 가진 아이템이 사업화가 가능한 것인지를 검증하면서 사업화를 위한 준비과정을 거친다. 다듬어진 아이템에는 R&D를 지원해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도록 돕는다.
SK는 이처럼 창조경제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갈 예비 후보 10개사를 선정해 지난 10일부터 본격적인 인큐베이팅을 개시했다. 각 업체는 초기 창업 지원금 2,000만원과 사무공간, 시제품 제작을 위한 장비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사업화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제품 대량 생산과 판로 개척, 마케팅을 위한 자금 등도 지원된다.
예비창업자들이 필요한 기술을 온라인 등을 통해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거래 플랫폼도 구축됐다. 이는 대덕특구 내 연구기관과 SK가 보유한 기술을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창업자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올해 말까지 2,400건의 기술이 등록된 후 앞으로도 꾸준히 추가될 예정이다.
SK는 대전센터 인근에 은퇴한 과학기술인들이 창업할 수 있는 별도의 지원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2016년 완공될 '사이언스 빌리지'는 연면적 2만5,700㎡ 규모로, 우수 벤처의 혁신 기술을 시험·검증하고 과학기술 분야 석학들과의 멘토링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창업자들이 실리콘밸리 진출을 추진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글로벌 벤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SK 관계자는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벤처기업 발굴과 자금지원뿐 아니라 실리콘밸리 진출 지원까지 아우르는 프로그램은 대전센터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SK는 SK텔레콤의 미주 지역 투자 자회사인 이노파트너스와 글로벌 벤처 창업기획사인 랩나인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전의 창업자들을 글로벌 벤처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노파트너스는 실리콘밸리의 사무공간과 개발장비를 제공하고 현지업무 등을 지원한다. 초기 정착에 필요한 자금 100만 달러가 주어지며 성과에 따라 벤처캐피털 투자자금 500만~2,000만 달러도 활용할 수 있다. 랩나인은 실리콘밸리의 창업센터 입주와 교육프로그램 등 활용을 지원하고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및 파트너십 형성도 지원사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이 손잡고 창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대전센터의 성공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이만우 SK그룹 부사장은 "SK와 벤처가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국가경제를 떠받치는 창조경제 모델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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