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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흥행카드가 없다

흥행카드가 없다. 타이거 우즈(36ㆍ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던 탓일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우즈 못지않은 침체를 겪고 있다. 믿었던 ‘왼손 지존’ 필 미켈슨(41ㆍ미국)의 성적도 기대에 훨씬 못 미치자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우즈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리츠GC(파72)에서 끝난 유럽프로골프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 명예 회복의 기회를 맞았으나 3타를 잃고 결국 7타 차 공동 20위로 밀려났다. 변함없이 붉은 셔츠를 입고 나왔지만 ‘붉은 셔츠의 공포’는 실종된 듯했다. 15개월, 16개 대회째 ‘우승 가뭄’이 이어졌다. 2주 전 미국 PGA 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공동 44위)은 통산 6차례 우승했던 대회였고 에미리츠GC 역시 2006년과 2008년에 우승했고 한번도 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던 곳이다. 미켈슨도 지난해 4월 마스터스에서 그린 재킷을 입은 뒤 우승 소식이 없다. 미켈슨은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ㆍ6,816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프로암을 공동 9위로 마쳤다. 2007년을 비롯해 이 대회에서 3승을 거둔 그는 3라운드에서 5타 차 공동 7위에 올랐지만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치는데 그치면서 우승자 D.A 포인츠(미국)와의 거리는 7타 차로 더 벌어졌다. ‘흥행 원투펀치’의 무기력감 속에 PGA 투어의 박진감도 떨어지고 있다. 이번 시즌 6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낯선 챔피언’들이 우승컵을 안았다.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의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을 제외하면 신인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 포인츠는 생애 첫 우승을 맛봤다. 더스틴 존스, 리키 파울러, 앤서니 김 등 20대 ‘영건’들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시청률 조사기관은 미국 PGA 투어 대회의 주말 시청률이 2009년에 비해 지난해와 올해 20%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 측은 광고료 할인 등으로 지난해 약 60만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대회장의 기업 대상 부스 판매도 평균 30% 하락했다. 그 사이 유럽투어는 세계랭킹 1, 2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마르틴 카이머(독일) 등 ‘톱10’에 6명이 포진하는 등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대회 유치 등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4대 메이저 대회를 유럽 선수들이 싹쓸이하기도 했다. 우즈와 미켈슨은 2주 뒤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과 4월 마스터스 출전이 예상된다. 이들이 개인의 자존심과 PGA 투어 흥행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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