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국의 전문변호사] <5편 지적재산권 분야> ③ 황보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SetSectionName(); [한국의 전문변호사] ③ 황보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송주희 기자 ssong@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법무법인 태평양의 황보영 변호사(45ㆍ연수원18기)의 어린시절 꿈은 해양생물학자였다. 원양어선 선장이었던 아버지 영향으로 바다를 동경하게 됐고,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지를 사 보며 드넓은 바다를 동경하기 시작했다. 어릴 때라 영어는 잘 몰랐지만, '네이처'지에 실린 다양하고 신기한 해양생물은 그를 매료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해양생물학이 아니면, 의과대학에 가서라도 '생물학자'와 비슷한 일을 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는 완강했다. 경상도 출신의 보수적인 아버지는 딸의 장래를 생각해 '여성적인' 이미지의 영문학이나 가정대에 진학해 졸업한 후 결혼하기를 내심 원했던 것이다. 결국 황 변호사는 이과 진학의 꿈을 접고, 문과를 택하게 됐다. 아버지의 의지로 어쩔 수 없이 문과를 선택했지만, 사내대장부 같이 호탕했던 황 변호사에게는 영문학이 영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대학 진학 때는 아버지의 뜻을 꺾고 서울대 법대를 선택했다. 황 변호사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는 조신한 여자를 원했지만, 왠지 싫게 느껴져 여자지만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고민하다 결국 법조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1982년 대학진학을 앞두고 치른 전국학력고사에서 황 변호사가 전국 차석을 차지한 것도, 그가 법조인이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 활동적 성격탓에 변호사 업무에 매력 황 변호사는 대학 4학년 때인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판사, 검사, 변호사 시보생활을 하면서 변호사가 돼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판사 시보를 하면서는 법원의 엄숙한 분위기가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검사는 적성에 맞았지만 변호사 시보를 해 보니 검사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져 변호사를 최종 선택하게 됐다는 게 황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당시 시보생활을 하던 법무법인 태평양에서는 여자변호사를 뽑는 경우가 없었다. 황 변호사는 "태평양에서 꼭 일하고 싶다"고 당시 태평양 대표였던 김인섭 변호사에게 뜻을 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번 결정하면 물불 안 가리고 밀어 부치는 황 변호사는 김 대표를 두 번이나 더 찾아가 자신의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한 선배 변호사가 "시보니까 구경이나 한번 해 보라"며 건넨 소송자료를 건네 받아 면밀한 검토 끝에 승소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면서, 그는 1987년 태평양 최초의 여자 변호사로 입사하게 됐다. 특유의 칠전팔기 정신이 없었다면 그와 태평양의 인연은 없었을 지 모른다. ◆ 온라인 게임실력이 소송에 도움되기도 학력고사 전국 차석, 태평양 최초 여자변호사 등 화려한 수식어 탓에 학구적인 이미지가 없지 않지만 그는 의외로 '온라인 게임의 지존'으로 통한다. 이 때문에 '넥슨 VS 허드슨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의 게임실력이 큰 힘이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넥슨은 2001년부터 바둑판 모양의 플레이 필드에서 이용자가 선택한 캐릭터가 물풍선을 이용해 게임을 하는 온라인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를 서비스해 왔다. 그런데 비엔비가 유사한 형태의 일본 게임인 허드슨 사의 '봄버맨'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문제는 허드슨 측이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은 채 시장에서 '저작권을 침해했다'는공격만 펼친 것. 넥슨이 비엔비와 관련해 전 세계에 라이선싱을 하려해도 시장에 퍼진 '저작권 침해 논란'이 방해가 되기 일쑤였다. 결국 넥슨이 '저작권 침해가 없다'는 부존재확인 소송 한국에서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과연 이 사건을 한국 법원이 관할해서 재판을 할 수 있는지부터 저작권을 침해했느냐의 여부를 두고 상당히 많은 논의가 오갔다. 황 변호사는 법원에서의 PT를 위해 수백개의 게임을 분석하기도 했다. 황 변호사는 "당시 변호사들이 게임 분석을 위해 밤을 새워 게임 열전을 벌이는 해프닝도 있었다"며 "다음 스테이지에 넘어가지 못하고 스테이지 원(one)에서 죽는 일이 수회 반복되면서 게임 잘 하는 변호사들을 불러다가 지켜보며 분석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웃어보였다. 밤을 지새우며 게임 열전을 벌인 덕이었을까. 결국 법원은 '비엔비와 봄버맨은 실질적 유사성이 없어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넥슨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은 오프라인 게임 종주국 일본과 온라인 게임 종주국 한국의 대표적인 게임업체 간의 분쟁을 다룬 대표적인 소송으로, 온라임게임의 저작권 침해를 가장 상세하게 다룬 '교과서가 된 케이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한눈팔면 도태하는 지재권 분야에서 두각 2009년 LG디스플레이 사건 역시 법조계와 업계에서 인정을 받는 황 변호사의 '작품'이다. LG디스플레이가 퇴사한 일본인 직원이 재직 당시 취득한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 등록하자 '특허를 LG디스플레이로 이전하라'며 제기한 소송이었다. 과거 금성사와 LG전자 시절 기술고문으로 근무했던 일본인 D씨가 퇴직 후 재직 당시 직무 발명한 내용으로 특허를 등록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이들 특허가 재직 중 취득한 기술을 활용한 직무발명'이라며 D씨와 협의, 2004년 특허를 회사로 이전하기로 양도계약을 맺었으나, D씨 측은 특허 이전을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소송을 냈었다. 1심 법원은 한국과 일본ㆍ미국ㆍ대만 등에 등록한 특허 34개 중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특허에 대해서는 "국제재판 관할권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한국에 등록된 특허 2개에 대해서도 "양도 계약상 착오가 있었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LG디스플레이와 D씨 사이의 양도계약 당시 '양도계약 관련 분쟁발생시 관할 법원을 서울중앙지법으로 한다'고 약정했다"며 관할권을 인정했다. 무상 양도에 대한 합의도 인정해 "D씨는 34개 특허를 모두 LG디스플레이에 이전하라"고 판결했다. 특허 양도에 관한 합의 관할을 국내 법원이 처음으로 인정한 사례였다. ◆ "20분 법정 프리젠테이션 위해 50시간 준비" 황 변호사가 태평양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지재권 분야는 '비인기 분야'였다. 지재권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었고, 관련 사건이나 서적, 자료 등이 턱없이 부족했다. 황 변호사는 "당시 미국이나 일본 자료를 보지 않으면 참고할 국내 자료가 없었다"며 "매일 공부를 해야 하는 부담도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즘 황 변호사에게는 '행복한 고민'이 생겼다. 대한민국의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지재권과 관련한 세계 최초의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는 것. 황 변호사는 "예전과는 반대로 외국 자료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가 연구를 해서 자료를 제공해야 하는 사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재권 분야는 죽으나 사나 공부해야 하는 분야"라고 웃어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이라면, 지재권 분야가 도전하기 가장 좋다고 추천했다. 황 변호사는 '그래도 그 많은 기술과 특허를 머리 속에 다 집어넣는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는 "재판에서 판사가 무슨 질문을 해도 즉각 대답할 수 있도록 모든 지식을 머리 속에 집어넣어야 하고, 20분 PT를 위해 50시간을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사건이 종결되면 그 다음날로 자동 포맷이 되니 걱정 말라"고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 가족은 일하는 데 엔도르핀 황 변호사는 중학교 2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그는 "아이들이 유일하게 엄마를 자랑하는 게 '엄마는 게임 잘 한다'는 것"이라며 "이것 말고는 아이들에게 잘 해주는 게 없다"고 고백한다. 밥 한번 제대로 차려준 적 없지만 "내가 당신한테 밥 얻어먹으려고 결혼한 게 아니지 않느냐"며 오히려 위로해 주는 남편과 두 아이는 황 변호사에게는 '엔도르핀'이다. 그의 꿈은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변호사가 되겠다'는 것. "변호사를 위한 일이 아닌, 나를 믿고 찾아온 고객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게 황 변호사의 지론이다. She is… ▦1964년 대구 출생 ▦1983년 대구 신명여고 졸업 ▦1986년 제28회 사시 합격 ▦1987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89년 사법연수원 수료(제18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현) ▦1993년 미국 하버드 로스쿨 졸업(LL.M.) ▦2001년 정보통신부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2007), WIPO Arbitration and Mediation Center Panel ▦2003년 서울지방변호사회 섭외이사·상임이사, 도메인이름 분쟁조정위원회 위원, 공정거래위원회 유통구조분과 자문위원 ▦2005년 대한변협 국제이사(~2006), 재정부 국제계약분쟁조정위원, 산자부 무역위원 ▦2006년 저작권심의조정위원, 정통부 전파정책심의위원 ● 태평양 지적재산권팀은… 전문인력 70여명 '니콘·ASML 소송'등서 명성 법무법인(유) 태평양의 지적재산권팀은 황의인 대표변호사와 특허법원과 서울고법에서 부장판사를 지낸 주기동 변호사를 필두로 이후동, 황보영, 정상철 변호사 등 18명의 변호사, 그리고 전문 노하우를 자랑하는 26명의 변리사 등 70여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태평양 지재권팀은 그 동안 세계 각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 바 있는 니콘과 ASML 간의 반도체 노광장치 특허침해금지 사건의 한국 소송을 대리해 승소판결을 이끌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가장 늦게 글로벌 소송에 뛰어든 태평양 지재권팀은 가장 먼저 좋은 결과를 얻어내 다른 나라 소송에도 큰 파장을 미쳤다. 컴퓨터 서체파일에 대한 저작권성을 인정한 대법원의 승소판결, 특허권의 간접침해를 인정한 '삼성전자 토너 카트리지 사건' 역시 태평양 지재권팀의 명성을 알린 중요한 판결이었다. 이밖에도 장미의 전쟁이라 불린 독일 글로벌 품종기업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특허분쟁, 삼성전자의 가로본능 휴대폰 사건, 참眞이슬露 상표침해 사건 등 수많은 사건 역시 태평양 지재권팀이 성공적으로 대리한 대표적인 소송들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