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대만계 기업인 폭스콘이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당국과 디스플레이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액은 350억위안(약 6조3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성사될 경우 이르면 오는 2016년 상반기부터 제품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중국 소식통은 "본계약 체결 이후 준공까지 1년6개월가량 소요될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 대만 기업에 우호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준공시기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WSJ는 이번 투자가 제품조립과 저가부품 공급에 의존하는 매출구조를 디스플레이 등 첨단부품 중심으로 탈바꿈시키려는 폭스콘의 야심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폭스콘은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1%에 불과해 새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하다.
애플 입장에서도 폭스콘의 디스플레이 공장 신규 투자는 부품공급선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새 공장이 들어설 정저우시는 아이폰 주조립공장이 있어 안정적 부품수급 체계 구축에 유리한 조건이다. CIMB증권의 완리 왕 애널리스트는 "(애플과 폭스콘은) 이미 이 지역에 공급망이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공급을 위한 운송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애플의 기존 LCD패널 공급사인 한국의 LG디스플레이와 일본의 샤프·재팬디스플레이 등은 공급물량 축소, 가격경쟁 심화 등에 따른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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