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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깊은 한 해였습니다." 양용은(37ㆍ테일러메이드)이 숨 가빴던 2009 시즌을 모두 마쳤다. 비록 7일(한국시간) 끝난 셰브런월드챌린지(총상금 575만달러)에서 9위에 그쳐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할 것이라는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올해 양용은은 혁혁한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본격 진출했으나 다시 퀄리파잉(Q)스쿨을 치러야 했던 양용은은 지난 3월 혼다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하이라이트는 8월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제패였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상대로 그것도 최종일 역전극을 펼쳐 아시아 최초 남자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하며 한국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해 157위(46만달러)였던 상금랭킹은 10위(348만달러)로 수직 상승했고 세계랭킹도 480위에서 31위로 껑충 뛰었다. 23개 대회를 치러 컷오프는 네 차례에 불과했고 컷을 통과한 19개 대회에서 2승을 포함해 12차례나 25위 이내에 진입하는 꾸준함도 과시했다. "미국 PGA투어에서 2승을 올린 2009년은 뜻 깊은 해"라고 자평한 그는 "2010년에도 가능하면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 마무리가 좋지 않았지만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한다"는 인사를 잊지 않은 양용은은 "3주 정도 푹 쉰 뒤 내년 1월5일부터 하와이에서 열리는 PGA투어 시즌 개막전 SBS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제주에서 열리는 (유럽투어 대회인) 발렌타인챔피언십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C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양용은은 2타를 잃어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10언더파로 1타 차 공동 선두를 달렸던 그는 더블보기 2개에 발목이 잡혀 아쉽게 9위(상금 19만5,000달러)로 밀렸다. 우즈가 차려놓은 '잔칫상'의 주인공은 '8자 스윙' 짐 퓨릭(미국)이었다. 이날 5타를 줄인 퓨릭은 합계 13언더파로 우승해 135만달러를 손에 넣었다.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는 이븐파 공동 14위에 그쳤지만 13번홀(파5)에서 262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친 두번째 샷이 그대로 홀에 들어가는 알바트로스를 기록해 갈채를 받았다. 교통사고와 이에 따른 루머에 휩싸여 출전하지 않은 우즈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타이틀 스폰서인 셰브런 등 모든 대회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 대회 주최자 겸 출전 선수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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