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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동운동의 방향

아이의 성장을 문설주의 표시를 통해 확인하듯 이번 4ㆍ15 총선을 통해 변 화하는 우리 사회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변화를 감 지하면서도 애써 변화를 외면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4ㆍ15 총선은 정치ㆍ사회적으로 많은 후폭풍을 몰고 왔으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노동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앞으로 많 은 변화가 예상된다. 앞으로의 노동운동의 변화를 요약한다면 아마도 정당 과 노동조합의 차별화, 노동조직의 통합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당ㆍ노조 역할 달라져야 먼저 정당과 노조의 차별화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의 역할과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해 활동하는 노조의 역할이 구 별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노조는 노조의 역할과 정당의 역할을 모두수행해왔다. 예를 들어 지난 96년의 노동법 날치기 규탄 총파업에서 그랬듯이 노조는 정당이 수행해야 할 투쟁까지도 수행해왔다. 이러한 행동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생계와 연관된 법ㆍ제도에 대한 결정과 관련,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통로를 전혀 갖지 못했다는 데 원인이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정부 역시 노동문제를 법적 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민주노동당이 그들의 대표를 10명이나 국회에 진출시켰다. 따 라서 노조의 정치적 활동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는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왔던 노조의 정치활동이 이제는 중 지돼야 한다. 노조는 사용자를 상대로 교섭을 통해 근로조건을 향상시키는 데 활동역량을 집중하고 정당은 정치적 사안에 있어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 는 데 활동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노조와 정당의 역할이분화돼 각자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음으로 예상되는 변화로는 노동조직의 통합이다. 지금까지 노동계는 46년 설립된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95년 창립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노총에는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정보통신노련ㆍ담배인삼노조ㆍ체신노조ㆍ전력노조 등이 가입해 있고 조합원은 약 94만명에 달한다. 민주노총에는 상대적으로 급진적 성향을 보이는 금속산업연맹ㆍ전교조 등이 가입해 있고 조합원은 약 60만명이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을 지지한 반면 한국노총은 녹색사민 당을 지지했다. 총선 결과 민노당은 13%의 정당투표 득표율을 획득한 반면 녹색사민당은 0.5%에 그쳤다. 한국노총의 정당투표 득표율이 0.5%(10만여표)에 그친 것은 소속 조합원이 약 94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남순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지도부가 19일 총선 패 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에 따라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양대 노 총의 통합론이 강력히 주장되고 있다. 물론 조합원의 성격차이와 통합방식 과 관련해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양대 노총의 통합은 이제 시대의 흐름으로 보인다. 兩노총 통합은 시대의 흐름 이러한 변화는 노사관계에 대한 국가의 역할 역시 변화시킬 것이다. 집단적 노사관계에서는 당사자의 자치가 강화되는 반면 조합활동이 불가능한 비정규직 근로자나 특수취업 종사자에 대한 보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 인다. 이제 경제성장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노동문제를 해결해주던 시대는 끝났다. 사용자는 국가에 의지해 노동문제를 해결하려 하거나 인건비 절약 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탈피해야 한다. 마찬가지 로 노동조합도 투쟁을 위한 투쟁을 지양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통해 노사협력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고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시 대에 맞는 새로운 노사관계의 정립이 필요하다. 최근 새로운 노사관계의 정립과 관련해 자주 ‘보편적 노동기준(Global Standard)’이라는 말이 언 급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노동기준을 보편적 노동기 준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국제화ㆍ개방화 시대에는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노동기준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노사관계를형성하기에 앞서 상식이 통하는 노사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더욱 시급하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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