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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3월 26일] 소니의 신화는 붕괴되고 있을까

‘워크맨 옆에 차고 귀에 이어폰을 꽂으니.’ 옛 이야기가 됐지만 80년대 초반 소니의 휴대용 뮤직플레이어인 워크맨은 청소년들에게 선망 그 자체였다. 워크맨은 젊음의 아이콘이었다. 그런 워크맨을 모방, 삼성전자가 ‘마이마이’ 제품을 내놓았지만 워크맨을 추격할 수는 없었다. 워크맨 등 숱한 신화를 창조했던 소니. 삼성ㆍLG 등 우리 기업의 캐치업(Catch up) 모델이었던 소니는 요즘 경기침체에다 엔고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니의 신화는 더 이상 없다는 말까지 들리며 TV 등 주요 부문에서 삼성과 LG 등 우리 기업에 선두 자리를 뺏기며 2등으로 떨어진 것이 현실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사석에서 “반도체ㆍ전자 등의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독주 체제가 굳혀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조심스레 운을 뗐다. 한발 더 나아가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소니의 안위를 걱정하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소니가 ‘소(小)니’로 전락하는 걸까. 이데이 노부유기 소니 회장이 최근 기고한 글을 보면 또 한번의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지 않나 싶다. 이데이 회장은 “소니는 신화붕괴 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강해진다”며 “내가 입사한 이후로도 소니 신화는 적어도 5번 붕괴됐다”고 전했다. 신화 붕괴를 두려워 당장만 넘기려는 대응으로 일관했다면 지금의 소니는 없었을 것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사실 소니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의 요즘 고층은 또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일보 전진을 위한 삼ㆍ사보 후퇴라고 할까. 10년 장기 불황에다 이번 위기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 어느 기업도 겪어 보지 못한 강한 체질 개선을 이뤄나가고 있다는 게 그것이다. 10년 이상의 장기간 구조조정을 ‘창고적 파괴’로 칭하기도 한다. 전 세계 어느 기업도 겪지 못한 체질개선을 통해 소니가 거듭난다면 그 위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3월 한국 기업은 어떨까.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1등 이면에는 고환율이 자리 잡고 있다. 환율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경기 회복기에 대비해 체질을 바꿔 나가고 있느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다운 구조조정은 우리 기업에게서 찾아볼 수 없다”라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통해 국내 기업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오죽했으면 저주가 아닌 축복이었다는 평가도 나왔을까. 이번 위기 결말이 축복이 되기 위해서 우리 기업이 준비할 시간은 그리 얼마 남아 보이지 않는다. 소니가 ‘소(小)니’가 아닌 ‘대(大)니’로 또 다른 변신을 꿈꾸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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