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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판 '반지의 제왕' 어린이를 위해 준비했어요

국립오페라단 '지크프리트의 검' 1일부터 공연


'오페라'와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 '어린이'가 만났다. 예상 외로 두 단어는 잘 어울린다. 장중한 음악이 다소 유치하고 우스꽝스럽지만 화려한 의상과 연출에 잘 녹아든다. 이 '어린이 오페라'의 주인공은 국립오페라단이 1일부터 10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 올리는 '지크프리트의 검'이다. 지난 해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한 '어린이와 마법'에 이어 두 번째 어린이 오페라인 '지크프리트의 검'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한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를 각색한 작품이다. 바그너가 장장 28년간 작곡한 '니벨룽의 반지'는 4일에 걸쳐 17시간 동안 공연되는 대서사극인데 이번 작품은 '지크프리트'를 중심으로 재구성해 100분 분량으로 압축했다. 씩씩하고 용맹스러운 지크프리트와 아름다운 여전사 브륀힐데, 세상을 지배하는 신 보탄, 반지의 마력에 사로잡힌 거인족 파프너, 반지에 대한 욕심으로 지크프리트를 죽이려 하는 난쟁이족 미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테너 이승묵이 지크프리트, 소프라노 노정애가 브륀힐데를 맡았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든 오페라인 만큼 무대와 의상이 화려하다. 다른 오페라에서 보기 힘든 '바그너 튜바' 등 특수한 저음 관악기도 등장해 눈길을 끌고 배우들이 객석을 넘나들며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어린이 관객들이 즐거워할 것으로 보인다. 방대한 서사시를 100분 분량으로 압축하다 보니 이야기 구성이 다소 복잡하고 산만한데다 주요 등장인물이 17명이나 돼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화려한 무대와 음악은 시종일관 눈과 귀를 사로잡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오페라를 어린 자녀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람 연령은 만 4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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