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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0월 23일] 시간 관리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가 시간을 정확히 지켰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렇지만 칸트의 친구인 그린은 그보다 더했다. 어느날 밤 칸트는 그린과 다음날 오전8시에 만나 함께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기로 약속했다. 그린은 다음날 오전8시가 되기 15분 전 시계를 손에 들고 방안을 거닐면서 칸트가 오기를 기다렸다. 10분 전이 되자 모자를 쓰고 5분 전이 되자 스틱을 들었다. 8시가 되자 차에 올라 혼자 떠났다. 도중에 2분쯤 늦게 오고 있는 칸트를 보았지만 그는 차를 멈추지 않았다. 칸트가 시간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같은 보통사람의 눈에는 너무 건조하고 냉정한 인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그린이라는 사람의 철저한 시간관념을 읽을 수 있는 일화이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그렇다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일까. 필자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난 세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순간들과 결정적인 순간들도 많았다. 앞으로도 그런 순간들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나 미래는 붙잡을 수 있는 그 무엇도, 우리의 의지대로 통제할 수 있는 그 무엇도 아니다. 무언가를 만들고, 가능하게 하고, 변화시키는 일련의 사고와 행위는 모두 지금 '이 순간'에 이뤄지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항상 시간에 쫓기는 듯하다. 필자도 기본적인 업무 외에 잦은 해외출장과 현장 방문 업무로 늘 시간이 부족한 편이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관련 서적을 여러 권 탐독하기도 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일생 동안 자신이 사용한 시간을 기록하고, 집계하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한 사람, 구 소련의 과학자 '류비세프'에 대한 책이다. 그는 매일 10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고 문화생활과 취미활동을 즐기면서도 70여권의 학술서적과 단행본 분량으로 100권이 넘는 연구논문을 남겼다고 한다.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다. 비록 류비세프의 방법처럼 대단하지는 않지만 사회 초년생을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에서 시간 사용에 관한 필자의 몇 가지 원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수첩과 펜을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메모'하는 것이다. 수첩과 펜은 갑자기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중요한 수치를 기록할 때도 유용하지만 일정을 계획하거나 지난 일정을 살펴볼 때도 무척 유용하다. 사람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업무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유한하다. 필자의 경우 해외출장과 관련된 업무와 공식적인 매장방문 업무를 모든 업무의 1순위로 정해 놓고 있다. 셋째, 자투리시간의 활용이다. 필자는 업무상 매주 수차례씩 서울과 기흥을 왕복해야 하기 때문에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서류와 보고서는 이동하는 차 안에서 검토한다. 모두들 돈이나 부동산은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런 노력 없이도 주어지는 자산이기에, 또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기에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엄청나게 불공평한 자산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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