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연설은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렸고 양국의 신뢰와 우의를 더욱 돈독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중국인들로부터 받았다”면서 “방중 기간 중국 정치인과 관료들은 진정으로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가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칭화대 연설의 정점은 양국의 ‘화합과 단결’을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의 강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고 한국의 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른다. 그리고 서해바다에서 만나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또 “인민행복을 지향하는 시 주석의 중국의 꿈(中國夢)과 국민행복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한국의 꿈(韓國夢)은 같은 목적지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두 나라의 강물이 하나의 바다에서 만나듯이 중국의 꿈과 한국의 꿈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방중 기간 확대정상회의 등 주요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중국 고위관료들은 우리 정부가 내세우는 신뢰와 우애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으며 양국 관계가 믿음을 바탕으로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치인들은 박 대통령이 독학으로 중국어 공부를 했고 칭화대 연설에서도 중국어를 구사한 점,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중국을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대화 파트너로 인정한 점, 한반도 비핵화와 양국 간 경제발전을 위해 진지하고 성실하게 협상에 임한 점 등을 높게 평가했다.
시 주석도 “중국에 박 대통령의 열렬한 팬이 많으며 텔레비전에서 연일 박 대통령 소식을 전하고 있다. 특히 여성과 젊은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선을 돌려 한국의 여의도 정치판을 보면 신뢰가 아닌 불신의 삿대질만 난무하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국정원 선거 개입과 서해북방한계선(NLL) 문제를 놓고 상대방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이전투구가 연일 연출되고 있다. 강물이 하나에서 만나는 것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엇갈리고 있고 그 간격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우리 정치인들은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보여줬던 신뢰와 믿음의 관계에서 문제해결의 열쇠를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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