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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5월 6일] 티머시 가이트너 테스트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요즘 통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경제 전반에 처음으로 희망의 빛(glimmers of hope)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조심스레 경기 낙관론을 편 마당인데도 재무장관의 경기 인식과 전망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시절 '은둔의 실력자'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그가 원래 대중 앞에 나서기를 꺼린다지만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에 재무장관의 침묵은 의외다. 이 때문에 가이트너의 침묵을 두고 그가 아직도 뉴욕 연준 총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디어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단순히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과의 교감 능력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학자 출신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금융위기 초기에 비슷한 비판을 받았다. 월가에서 가이트너 장관에 'C'학점을 매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발언은 크고 작은 파문을 일으킨 적이 여러번 있었다. 멀리는 상원 인준 청문회 때 "대통령은 중국이 외환조작을 조작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고 런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은 글로벌 기축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해 뉴욕 외환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한번이면 모를까 말실수가 이어지면서 급기야 그의 자질론까지 들먹여진다. 가이트너 장관은 지난 2월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한 데뷔 무대에서부터 자충수를 두면서 줄곧 시장에 끌려 다니고 있다. 대체적인 윤곽만 전한답시고 아무런 보완설명 없이 시장안정대책을 20여분 연설로 때워 혼란을 야기하더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한다, 안 한다 우왕좌왕했다. 자본확충을 요구 받은 몇몇 은행들은 부실은행으로 낙인찍힐까 봐 강하게 반발하면서 최종 결과 발표가 오는 7일로 연기됐다. 테스트가 시장을 살리고 은행을 돕게 될 것이라는 게 재무부의 설명이지만 재무부의 일 처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럽지 못했다. 재무부는 합격ㆍ불합격 의미를 내포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용어선정 자체부터 잘못했고 시장 반응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미숙함을 드러냈다는 비판에까지 직면하고 있다. 19개 은행 가운데 절반 이상의 은행에 자본확충을 요구해 부실 은행 이미지에 물타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는 시나리오에 대비,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판단해보는 것이지만 오바마 행정부 출범 100일을 넘긴 가이트너 장관의 능력을 가늠해보는 테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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