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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리학 실험 과정에 혁신적 기법 도입한 공로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노벨 물리학상 선정자로 프랑스의 세르주 아로슈(68)와 미국의 데이비드 와인랜드(68)를 공동 선정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프랑스는 지난 2007년 이후 5년 만에 기쁨을 누리게 됐다.
노벨위원회는 “아로슈와 와인랜드가 양자 미립자를 파괴하지 않고도 관찰할 수 있는 실험 기법을 개발해 양자물리학 실험의 새 장을 열었다”며 “이로써 현재 세슘 시계보다 100배 이상 정확한 초고도 정밀 시계와 새로운 형태의 슈퍼 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들의 연구는 막 발걸음을 뗀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 개발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기존 컴퓨터는 1과0 2진법 비트로 정보를 저장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일명 ‘큐비트’로 불리는 양자비트 하나로 0과1의 상태를 동시에 표시할 수 있어 연산능력이 비약적으로 빨라지게 된다. 양자컴퓨터가 실용화되면 기후변화 모델 분석과 같은 고도의 작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모로코 태생인 아로슈 박사는 파리 제6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딴 뒤 현재 파리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와인랜드는 미국 밀워키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해 이후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 연구 활동을 해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이 따로 연구 작업을 진행했지만 독창적인 실험 기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와인랜드 박사는 광학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드러내 레이저로 이온을 냉각시키는 기술을 발전시켰으며 아로슈 박사는 양자광학의 최고 석학이다.
아로슈는 AP통신 등 외신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내와 산책하던 중 스웨덴 국적의 번호로 전화가 걸려와 (노벨상 수상을) 깨달았다”며 “마침 벤치가 있어 자리에 주저 앉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상식을 거행할 계획이며 이들에게는 800만크로네(13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지난해까지 1,000만크로네였던 상금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올해부터 2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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