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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돌풍 잠재울 '엄청난 차' 떴다
[시승기] 한국GM 2013년형 '말리부'6단 자동변속기 장착… 주행성능 탁월11.6km 연비는 아쉬움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자동차의 주기를 대략 5~6년으로 보면 거의 매년 연식 변경을 하고 중간 3~4년차에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이 나온 뒤 신차로 바뀐다. 부분 변경이 이뤄질 때 간혹 엔진이나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계통을 바꾸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연식 변경에선 일부 편의사양이 추가되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GM의 말리부는 이런 통상적인 주기를 벗어나 최근 2013년형이 나오면서 1년 만에 변속기를 교체했다.
말리부는 작년에 출시된 이후 고객들 사이에서 변속에 대한 불만이 끊임 없이 제기돼왔다. 이른바 '보령미션(보령공장에서 생산된 변속기를 폄하하는 용어)'으로 불린 말리부의 변속기는 가속 시에 반응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많았다. 추월 등에 있어 가속 페달을 세게 밟으면 RPM(분당 엔진 회전 수)이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소음도 커지지만 정작 속도는 더디게 상승했다.
한국GM은 2013년식 말리부를 내놓으면서 칼을 빼들었다. 신형 'Gen Ⅱ 6단 자동변속기'로 미션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타 보면 다를 것'이라는 한국GM의 말은 사실이었다. 겉 모습은 전과 거의 달라지지 않은 말리부였지만 주행 성능만큼은 확실히 달라졌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시점의 가속감은 탁월했다. RPM 게이지가 2,000미만에 있으면서도 차는 힘있게 치고 나갔다. 주행 중 추월을 하거나 차선 변경을 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속도를 올릴 때도 원하는 대로 차가 움직였다. 기어 변속이 일어날 때의 충격도 거의 없었다. 무난하고 부드럽게 이뤄져 서울에서 대전까지 왕복 350㎞ 이상을 주행했는데도 피로감이 크지 않았다.
신형 변속기도 고속에서는 완벽하게 개선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줬다. 시속 80km 이상에서 가속을 할 때 순간적으로 RPM이 5,000을 넘어가며 터질듯한 소음을 내기도 했다. 고속에서 급하게 속도를 올릴 일이 많지 않겠지만 추후에는 이 부분도 개선되길 바란다.
주행 시 안정된 코너링은 여전하다. 부드러운 직진 성능과 어쩌면 너무 부드럽게 느껴질 정도의 핸들링은 다른 중형차에 비해 무거운 차체를 인식하지 못 하게 했다. 소음 차단도 탁월했다. 고속에서의 풍절음도 평균 이하여서 정숙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
공인 연비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말리부의 공차 중량이 동급 쏘나타 등에 비해 100kg 가량 무겁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연비를 중시하는 시기에 아쉬움이 크다. 2013년형 말리부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리터당 11.6km(고속 주행 14.9km/ℓ, 도심 주행 9.89km/ℓ)를 달린다. 주행 후 점검해 본 연비는 10.5km/ℓ로 경쟁 차종들에 비해 리터당 1~2km 정도 낮은 수준이다.
차선이탈경고장치, 급제동 경보 시스템 등의 안전 장치와 운전석에 앉을 때 뒤로 물러나며 자리를 확보해주고 8개의 부문으로 움직이는 시트, 곳곳에 넉넉한 수납공간 등의 편의장치 등은 동급 중형 세단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2013년형 말리부 외관은 얼핏 보면 달라진 점이 없을 정도다. 새로 적용된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스포츠카 카마로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말리부 리어램프에 스포티함과 세련미를 더하며 후면부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2013년형 말리부의 가격(자동변속기 기준)은 2.0리터 가솔린 모델이 2,379만원부터 2,961만원, 2.4리터 가솔린은 3,10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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