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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씨모텍의 비극

무선데이터모뎀으로 한때 주목 받았던 씨모텍. 씨모텍은 지난 1월 286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100% 청약을 완료했다. 겉보기에는 실권주 없는 완벽한 유상증자였다. 하지만 단 두달 뒤 상황은 180도 변했다.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씨모텍은 투자자들로부터 원망의 대상이 됐고 주관사로 나섰던 동부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양치기 소년'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특히 감사의견 거절 뒤 이틀 만에 씨모텍의 김 모 대표가 자살이라는 극한 선택을 하며 씨모텍은 비극의 주인공으로 전락했다. 마치 드라마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내용이었다. 시모텍의 예에서 보듯이 최근 부실 기업들이 유상증자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뒤 상장폐지나 기업회생절차 등으로 증시 퇴출 위기에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부실 내용을 모르고 있었던 투자자들은 앉아서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일차적인 책임은 부실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회사에 있다. 하지만 기업실시를 맡았던 증권사들과 신고서 감독을 담당했던 금융당국도 부실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만약 이들이 제 역할을 했다면 투자자들이 피눈물을 흘릴 일은 줄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씨모텍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드라마로 친다면 이번 사태는 씨모텍이 주연을, 유상증자의 주관사였던 동부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해당 증권신고서를 승인한 금융당국이 조연을 맡아 연출한 한편의 비극이었다. 주관사로 나섰던 증권사는 기업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투자자들에게 '이 기업을 사세요'라고 떠들었고 금융당국은 서류만 보고 'OK'사인을 내면서 비극의 서막을 열었다. 문제는 이러한 사태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부실 기업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증권사와 금융감독이 제대로 된 실사와 감독을 하지 않은 한 제2, 제3의 씨모텍이 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성은 언제 해도 늦은 게 아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증권사와 금융감독기관이 기업 자금조달에 대한 감독을 보다 철저히 한다면 부실 기업으로 많은 선의의 피해자들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도 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두 연인의 죽음이 양가의 화해를 이끌어내며 비극을 피해갔다는 점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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