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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소기업 더 높이 날게 하자


그리스ㆍ로마신화에서 미궁에 갇힌 이카로스와 그의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탈출한다. 다이달로스는 이카로스에게 "너무 낮게 날아 바다와 가까워지면 날개가 습기를 머금어 무거워질 것이고 너무 높게 날면 태양의 열기에 밀랍이 녹아 날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하늘을 날며 자유를 만끽하던 이카로스는 하늘의 아름다움에 빠져 높게 솟구쳐 날다 태양의 열기에 날개가 녹아내려 추락하고 만다.

대기업은 중기ㆍ영세상인 영역 인정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후보들은 경제민주화를 외치며 국민을 위한 아름다운 경제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라는 달콤함에 빠져 적정선을 넘는다면 날개가 녹아버린 이카로스처럼 우리나라 경제는 곤두박질칠 수 있다.

경제민주화는 헌법 제119조 2항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한다.

여기서 가장 중시해야 할 문구는 경제주체 간의 조화이다. 경제주체들이 조화를 통해 상생하며 중소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ㆍ정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지원만 바라고 있어서는 안 된다. 경쟁력 향상보다 정부 지원에만 안주해서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기술개발, 혁신역량 증대를 통해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이들에게 성장 유인을 제공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일시적인 세제혜택이나 지원제외 유예기간을 주고 지원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성장한 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면 지원 없이도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아지고 장기적으로는 정말로 지원이 필요한 기업에 지원이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한편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의 영역을 인정해주고 그들에게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는 배려심을 가져야 한다. 납품업체들의 품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대기업의 품질개선도 어렵다. 중소 협력업체들의 납품단가를 부당하게 인하하기보다 품질에 맞는 적정한 가격을 통해 납품업체들이 대기업에 더 좋은 부품을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며 상생해야 한다.

대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저력은 납품 중소기업에 대한 침탈이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도전정신이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에 맞서 대기업들이 다시 한번 조화와 상생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기업에 대한 불신은 존경으로 바뀌고 그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정부는 공정거래ㆍ경쟁 감시 주력을

경제주체들이 조화를 이루는 데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차기 정부는 대기업을 제한하는 법률을 새로 제정하기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한 거래, 정당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이미 마련돼 있는 안전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끔 철저히 감독하고 감시해주기 바란다. 중소기업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보다는 중소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열심히 노력하는 중소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경제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해본다. 성공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 중소기업들과 조화를 이루는 선순환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는 더 좋은 날개를 달고 더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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