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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전통문화와 가까워지기


지난해 파리에서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전통민요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중국이 아리랑을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상황에서 전세계적으로 '아리랑은 한국 문화'라고 인정했으니 통쾌하지 않을 수 없다.

무형문화재는 유형문화재에 비해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전통문화를 이어오는 '인간문화재'가 없어지면 경복궁이나 숭례문 같은 유형문화재처럼 어느 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니니 없어진다고 확 티가 나지도 않는다. 실제 우리 전통기술로 만든 벼루ㆍ초ㆍ바늘ㆍ물시계 등은 더 이상 보기 어렵다.

인간문화재들은 평균연령이 69.3세로 고연령이기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130만원의 정부지원금으로는 전승 유지는 물론 건강관리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나라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인간문화재들이 오히려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독약품은 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고연령 인간문화재의 건강을 보살펴드리는 활동을 4년째 펼치고 있다. 전통문화를 이어오는 그들이 건강해야 우리 문화도 건강하게 계승될 수 있기에 50세~80세의 인간문화재들에게 격년으로 종합건강검진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검진비용도 직원들이 급여에서 나누고 회사에서 동일 금액을 기부하는 '매칭그랜트'로 마련하고 있다.

건강검진활동을 하며 인간문화재들을 만나면 가끔 안타까운 얘기를 듣는다. 전통문화를 이어가야 할 젊은이들이 우리 문화는 어렵고 딱딱하다고 여겨 전수자를 찾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



지금 세대들에게 과거 문화는 생소할 수 있지만 전통문화는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다 보면 그 가치를 쉽게 알 수 있다. 올해 한독약품에 다문화가정 120명을 초청해 펼친 '남사당놀이'공연이 그랬다. 행사 전날까지 과연 젊은 사람들이 전통공연을 좋아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신나는 우리 장단이 펼쳐지자 남녀노소가 하나가 돼 어깨를 들썩였다. 남사당놀이패가 어깨에 올라 탑을 쌓거나 바닥을 구르는 재주를 보며 연신 환호를 보내기도 하고 상모 돌리기를 배우며 즐거워했다.

얼마 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우리 문화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일반인들을 초청해 인간문화재 한복려 선생에게 조선왕조 궁중음식을 배우는 자리를 마련했다. 역시나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참석한 한 주부는 매일 별 생각 없이 밥상을 차렸는데 그 속에 우리 고유의 문화가 담겨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음식 배우러 왔다가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배우고 돌아간다고 기뻐하던 참석자도 있었다. 전통문화도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낫다'는 옛말이 딱 맞는 것이다.

전통문화를 지키는 첫걸음은 '다가가기'에서 시작한다. 전통문화는 어렵고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보고 듣고 만지고 체험하다 보면 자연스레 친숙해질 수 있다. 마음을 울리는 아리랑을 우리 손자ㆍ손녀에게 물려주는 것은 한 기업이나 국가, 인간문화재 누구 한 명의 몫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전통문화에 한발 더 다가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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