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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국채금리 급등… 94년 투매사태 재연되나

미 10년물 2년래 최고… 독·영 등 유럽서도 요동 상승세 당분간 지속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출구전략 실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확산되면서 전세계 투자가들이 주요국 국채를 동시다발적으로 내던지고 있다. 국채금리가 급등(가격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멕시코 국가부도 위기를 몰고 왔던 1994년 국채투매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2.88%로 전날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5월보다 무려 1%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으로 2011년 7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연준이 다음달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탓이다.

출구전략 실행에 소극적이던 유럽에서도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국채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19일자 월간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는 물가안정 목표를 지킬 수 있을 때만 유효하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지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02% 오른 1.90%를 기록했다. 2012년 3월 1.92%를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국 국채(길트) 역시 0.05% 상승한 2.75%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4.19%에서 4.28%로, 스페인 10년물 금리도 4.36%에서 4.41%로 뛰었다.

이 같은 국채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림탭스에 따르면 투자가들이 채권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빼낸 돈은 8월 들어서만 200억 달러에 이른다. 역대 4번째 유출 규모다.

S&P캐피털IQ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전략가는 "10년물 국채금리가 최소 3%, 최대 4.2%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수익률 격차는 2.54%포인트로 2011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지면서 추가적인 가격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선진국의 천문학적인 돈 풀기에 힘입어 형성됐던 채권 거품이 마침내 터지면서 글로벌 경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30년물 국채금리에 연동된 모기지 금리도 덩달아 올라가면서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스톤&맥카시리서치의 존 카난 시장전략가는 "이미 주택 재융자 기능이 떨어지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며 "금리가 더 올라가면 주택시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야드니리서치의 설립자인 에드 야드니도 "진짜 문제는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채권시장의 정상화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이라며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글로벌 경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연준의 출구전략이 1994년과 같은 '국채 대학살'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하고 있다. 연준은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던 1994년 2월 3%였던 기준금리를 기습적으로 0.25%포인트 올린 뒤 이듬해 2월까지 6%까지 인상했다. 그 여파로 글로벌 채권 시장이 붕괴되면서 멕시코 등 신흥국이 금융 위기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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