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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 방문한 충남 서산 소재의 해미성지는 '천주학의 죄인'들이 생매장당하던 순교 장소다.
'해뫼'라 일컫던 해미고을은 1790년부터 1880년까지 이르는 100년간 많은 천주교 신자들을 국사범으로 처형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1866년 병인박해 때만 해도 해미고을에서 죽어난 천주교 신자는 1,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해 기간 동안 해미고을에 있던 두 채의 감옥에 '천주학 죄인'들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수형·참수형 나아가 돌다리 위에서 죄수의 팔다리를 잡고 들어서 메어치는 자리개질까지 매일같이 이 '죄인'들은 죽임을 당했다. 많은 숫자의 신자들이 죽어 나가면서 시체 처리의 간편함을 위해 생매장형이 시행됐다. 여기서 수많은 이들이 생매장됐지만 현재 순교자 132명의 이름만이 밝혀져 있다. 해미성지가 '이름 없는 순교자들의 땅'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날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가 열린 해미읍성은 해미성지에서 2㎞가량 떨어진 곳이다. 한국 최초의 사제 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가 순교한 옥터, 순교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매달던 '호야나무' 등이 현재 해미읍성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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