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본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NASA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일부 화성 지역 표면에서는 계절에 따라 어두운 경사면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며 "이런 지형을 RSL(Recurring Slope Lineae)이라고 하는데 과학자들이 스펙트럼을 관측해 RSL이 염화나트륨이나 염화마그네슘 등 염류를 포함한 물이 흐르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이날 과학저널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도 발표됐다.
RSL은 폭 5m, 길이 100m 안팎의 가느다란 줄 형태다. 영하 23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면 생겼다가 그 아래로 온도가 내려가면 사라져 마치 여름에는 나타났다 겨울에는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RSL은 2010년 미국 애리조나대(UA) 학부생이던 루옌드로 오이하가 이 학교 고해상도 이미징 과학 연구(HiRISE)팀 연구책임자 앨프리드 매큐언 교수 등과 함께 발견했다. NASA는 "염류를 포함한 물이 화성의 땅에서 새어 나와 흘러 RSL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었다"며 "이번에 과학자들이 관측을 통해 RSL이 염화나트륨이나 염화마그네슘 등 염류를 포함한 물이 흐르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겨울에 얼어붙은 길을 녹이기 위해 염화칼슘을 뿌리면 얼음이 물로 변해 흐르는 것처럼 화성에서도 물에 나트륨이나 마그네슘 등 염류가 녹아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화성은 온도와 기압이 낮기 때문에 순수한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기 쉽지 않지만 물에 나트륨이나 마그네슘 등 염류가 녹으면 어는 점이 내려가고 화성의 낮은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의 물이 흘러 소금물 개천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연구자들의 분석이다.
존 그런스펠드 NASA 우주탐사계획국 차장은 "소금물이기는 하지만 물이 화성의 표면에 오늘도 흐르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며 "우리의 화성 탐사는 우주의 생명체를 찾아 물을 따라가는 것이었는데 우리가 궁금해했던 것이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입증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성은 평균 온도가 영하 63도, 최고 온도가 영상 35도로 평균 온도가 462도에 이르는 금성보다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이 화성 생명체 가능성에 대해 여러 추측을 해왔으며 화성인의 존재를 상상한 과학소설과 영화도 많이 발표됐다. 화성의 북극과 남극에는 물이 언 얼음이 주성분인 빙하가 지금도 존재하며 약 40억년 전에는 큰 바다가 있었던 흔적도 있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 저자인 네팔 출신의 오이하는 10대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현재 애틀랜타주 조지아공과대에서 행성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오이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화성에 대해 오래전에 물이 있었다거나 얼어붙은 물이 있다거나 하는 얘기를 해왔는데 이번 연구는 지금도 화성에 액체 상태 물이 존재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보인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로 오는 2020년에 발사가 이뤄질 NASA의 '화성 2020 로버 미션'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NASA는 탐사로봇을 보내는 화성 2020 로버 미션을 통해 화성이 과거 생명체가 살 만한 환경이었는지, 지금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지, 생명체의 흔적이 있는지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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