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미국 헤지펀드 거물의 몰락


미국 헤지펀드계의 거물 스티븐 코헨이 일생일대의 위기에 빠졌다. 코헨은 1992년 SAC 캐피탈어드바이저를 설립한 후 연 30%를 넘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 150억달러의 운용자산과 1,000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헤지펀드 제국을 건설했다.

지난 25일 프릿 바라라 뉴욕 연방 지방검사는 SAC사를 내부자 주식거래 혐의로 정식 기소했다. 바라라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SAC사의 내부거래는 심각하고 폭넓으며 헤지펀드 역사상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1999~2010년 사이 매우 조직적으로 내부자 거래가 지속됐음을 강조했다. 내부자 거래 혐의로 헤지펀드 자체를 기소한 사례는 매우 드물어 월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기소는 바라라 검사가 주도하는 월가 내부자 거래단속의 일환이다. 기소된 8명의 SAC 직원 중 6명이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지금까지 73명으로부터 유죄판결 또는 유죄혐의 인정을 받아 냈다. 그 중에는 유명한 갤리언 헤지펀드 대표 라지 라자라트남과 맥킨지 글로벌 대표 라자 굽타가 포함돼 있다. 라자 굽타는 맥킨지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였고 골드먼삭스ㆍ프록터앤갬블의 사외이사를 역임한 재계 거물이다. 그는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 인물로 다뤄진 스타검사로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 사임시 후임후보로도 검토되고 있다.

코헨과 SAC의 미래는 어찌될까. 유죄가 입증되면 약 1억달러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초 조사가 본격화된 이래 약 50억달러의 예탁금이 인출됐다. 코헨과 임직원의 자체 자금은 약 90억달러로 추정된다. 유죄 입증시 코헨은 자체 자금 운용은 가능하지만 더 이상 다른 투자가를 위한 펀드매니저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골드먼삭스ㆍJP모건체이스 등 주요 거래선도 일반 투자자나 규제당국의 압력 때문에 더 이상 거래를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코헨은 미술품 수집광으로 유명하다. 아트뉴스가 선정한 2013년 세계 10대 수집가에 선정됐다. 근ㆍ현대 미술품을 주로 사들이고 있으며 세계적 경매회사 소더비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윌렘 드 쿠닝의 '우먼3', 앤디 워홀의 '청색 마릴린',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최근 피카소의 '꿈'을 1억5,500만달러에 구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연 코헨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존경 받는 금융인인가, 아니면 내부자 주식거래의 달인인가.

우리 정부도 최근 금융위원회ㆍ국세청 등 5개 기관이 "힘을 합쳐 불공정 거래의 뿌리를 뽑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내부자 거래단속은 우리 경제규모나 주식시장 비중에 비해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었다. 내부자 거래는 검거된 후 승소율이 10% 미만에 불과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일벌백계식의 단호한 의지표명과 함께 시장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