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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자금' 사칭해 위조수표로 8,000만원 사기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자를 사칭하며 위조된 자기앞수표를 이용해 수천만원 상당의 사기행각을 벌여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7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정부기관의 전산실장을 사칭해 비자금 수표 유통을 빌미로 돈을 가로채 온 정모(58)씨 등 3명을 위조유가증권행사와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 비자금 보관창고 관리자 행세를 한 김모(52)씨 등 3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4월 초부터 7월 초까지 위조된 자기앞수표 3,200장을 이용해 수표를 유통하는 데 필요한 로비자금 등 명목으로 피해자 2명으로부터 총 8,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위조된 자기앞수표를 보여주면서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발행된 것이라고 속이고, 이를 현금화하는데 로비자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뜯어냈다. 정부기관 전산실장을 사칭한 정씨 등은 서울 서초구 소재의 피해자 송모(52·여)씨의 가게에서 위조수표를 주며 “정치자금 수십억원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경비를 빌려주면 3일 후에 후하게 갚겠다”고 속여 2,500만원을 챙겼다.



이들은 또 국가기관에서 관리하는 자금을 처리하는 데 경비가 필요하다며 피해자 이모(52)씨로부터 5,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꼬리를 잡힌 것은 일당 중 정씨가 지난 5일 오전 송파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술값으로 100만원권 위조수표 1장을 지불하면서 부터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이용된 10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위조방지를 위한 무궁화 음영처리를 하는 등 정밀하게 위조돼 일반인이 진위를 식별하기 어려웠다”며 “자기앞수표 위조범과 유통 등에 가담한 공범이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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