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발생한 지 한 달을 넘어서면서 병원의 메르스 치료 현장에서는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기 위한 시간과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메르스는 아직까지 바이러스를 죽이는 근본 치료제가 없어 환자의 자체 면역력으로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을 때까지 환자의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완치할 때까지 환자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메르스 감염자의 경우 기저질환이 있는 등 고위험군이 많아 언제든지 환자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호흡곤란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환자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장치인 에크모(ECMO·체외막 산소화 장치)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보건당국이 에크모 장치와 인력 확보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1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병원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치료 중인 112명의 환자 중 사태가 불안정한 환자는 16명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의사인 35번째 환자와 평택 지역 경찰관인 119번째 환자 등 2명은 에크모 장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불안정한 환자도 산소호흡기 등을 하고 있으나 상태가 악화되면 에크모를 장착할 가능성이 높다. 에크모의 경우 호흡기 내과 전문의와 전문간호사 등 4~5명이 한 팀을 이뤄야 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 전문인력이 다수 필요하다.
메르스 중앙거점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의 안명옥 원장은 지난 18일 대한병원협회에서 열린 시도병원회장 회의에 직접 참석해 에크모 장비와 인력지원을 요청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안 원장이 직접 국립중앙의료원이 수행하고 있는 메르스 대응상황을 보고하고 확진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지역 거점 치료병원들의 진료 상황을 전했다"며 "특히 안 원장이 위급상황 발생 시 투입되는 에크모팀 운영에 대한 병원협회 회원 병원장들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요청에 따라 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장들은 지역거점 메르스 치료병원에 에크모팀 지원뿐 아니라 의료인력이 부족한 진료 현장에서 의료인력의 범위와 역할, 그리고 지원활동 영역 등을 구체화해 지원을 요청하면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에크모 장치가 7대, 세브란스병원은 6대, 고려대안암병원은 2대 등 대학병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2~7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에크모 지원과 관련해 요청이 들어오면 어떻게 지원할지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인력 지원을 할지, 인력과 함께 장비 지원을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