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입주시기와 맞물려 매매가와 전셋값이 하락하는 ‘대단지 입주 공포’도 조금씩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시기를 맞을 때마다 집주인들이 세입자나 매수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ㆍ매매 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빚어졌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프리미엄이 올라가는 지역이 생기고 있는 것.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이뤄지는 경기도 용인 흥덕, 성남 판교, 파주 교하 등 주요 신도시 지역에서 매매가 프리미엄이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5월부터 9월까지 2,000여가구의 대단지가 들어서는 용인 흥덕지구에서는 입주가 임박한 아파트들의 웃돈이 상승하고 있다. 5월 입주 예정인 흥덕 경남아너스빌(11블록)의 경우 지난해 말에는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아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유지했으나 최근에는 프리미엄이 1억원 이상까지 올랐다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영덕동 J공인 사장은 “경남 아너스빌 142㎡형의 프리미엄이 최근 1억원 수준까지 올랐다”며 “한때 프리미엄이 2억원을 넘었던 아파트인 만큼 아직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투자목적으로 집을 사놓은 다주택자들이 입주시기에 잔금 마련에 부담을 느끼고 투매를 하려는 현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흥덕지구 인근의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기반시설 공사가 늦어진다며 지난해 말까지 매도를 고려했던 사람들이 최근 경기가 풀렸다고 생각하고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판교신도시에서도 다음달 입주 후 바로 매매가 가능한 ‘휴먼시아 현대’ 중대형 매물들의 웃돈이 현재 1억~1억5,000만원 넘게 붙었다. 판교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매수자들의 문의가 증가하자 매도자들이 가격을 올리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가격 경쟁력’이 확실한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국지적인 현상일 뿐 전체적인 흐름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흥덕지구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95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월등히 저렴했고 판교는 워낙 입지가 좋은 곳이어서 입주 시기에 제 가격을 회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전체적으로 입주시장의 불안감이 완전히 회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