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가운데서도 대전과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뜨거운 청약열기가 나타난 아파트 단지가 있어 성공분양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결제원과 업계에 따르면 제주에서 최근 한일건설이 분양한 ‘제주 이도 한일 베라체’는 최고 3.75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감했다. 특히 이 아파트는 그간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던 200㎡형(25가구)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총 661가구로 제주에서 대단지라고 할 수 있는 이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700만~900만원. 제주 분양 사상 최고가 아파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급주택을 원하던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에 앞서 계룡건설이 최근 대전 유성구 학하지구에서 분양한 ‘리슈빌 학의 뜰’ 역시 292가구 모집에 853명이 접수해 평균 2.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아파트 115㎡형은 19가구 모집에 145명이 신청, 최근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7.6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아파트의 청약성공과 관련, 체감 분양가가 높지 않고 상품성이 뛰어난 아파트는 주택 소비자들이 찾을 수밖에 없다는 분양시장의 원칙이 입증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대전 ‘리슈빌 학의 뜰’의 경우 사업지가 대전에서 고급 주거단지로 부상한 유성구에 위치한데다 지난 2007년 말 3.3㎡당 1,000만원대에 공급된 인근 덕명지구보다 분양가가 100만원가량 저렴했다. 또 인근에서 개발 중인 서남부신도시가 공공택지인 데 반해 이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은 민간택지로 즉시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제주 이도 한일 베라체’는 제주 지역에서 무려 4년 만에 공급되는 대단지 고급 아파트로 일단 수요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분양가는 높은 편이지만 비교 대상이 되는 제주의 또다른 브랜드 아파트 노형동 e편한세상의 3.3㎡당 현재 가격이 8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체감 분양가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아파트나 고급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등 제주 주거문화가 달라지고 있는 점도 청약 성공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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