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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한국 건설사가 현지에서 대형 사업을 수주하는 것을 보면서 건설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쌍용건설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좋고 두바이투자청(ICD) 인수를 계기로 회사가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지원했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트윈시티남산타워 건설 현장에서 만난 쌍용건설의 신입직원 최서윤(27)씨는 법정관리 상태인 회사에 지원했는데 걱정은 없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주인을 못 찾아 고전했던 쌍용건설이 매각 시도 8년 만에 지난 1월 새 주인을 맞은 후 3년 만에 뽑힌 신입사원들이 새로운 도전에 꿈이 부풀고 있다.
대학에서 아랍어 통번역을 전공한 이광희(25)씨는 두려움보다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원할 당시에도 ICD에서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아랍어를 전공하다 보니 건설사에 취업하고 싶었는데 해외에서 쌍용건설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입사 전 7개월가량 쌍용건설 싱가포르 현장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했던 전차돌(29)씨는 "계약직임에도 차별을 느낄 수 없었다"며 "오랫동안 다닐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전씨는 특히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다 보니 마리나베이샌즈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현지인들까지 쌍용을 좋은 회사로 알고 있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날 현장에서 만난 쌍용건설 새내기 70명은 하나하나 뚜렷한 지원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렇듯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가는 신입직원들이다 보니 행동 하나하나 활기가 넘쳤다. 이날 신입직원들은 오피스텔과 호텔 내부를 둘러보는 내내 벽을 직접 만져보고 사진을 찍는 등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질문을 던져 처음 본 선배들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전자동으로 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오피스텔에는 발코니를 설치할 수 없나요"
건축공학·아랍어학 등 다양한 전공을 공부한 새내기들이 모인 만큼 질문도 전문성이 묻어나는 것부터 실생활에 유용한 것까지 다채로웠다.
오랜만에 신입직원을 보는 선배들의 얼굴에도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조주성 현장소장은 "지난 3년 동안 직원을 뽑지 못해 아쉬웠는데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니 벌써부터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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