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 뒤 발표한 정책성명서를 통해 초(超)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한편 현재 0∼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FRB는 이날 성명에서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성명에서는 '유럽 재정위기'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해외발(發) 재료로 금융시장이 경제회복세를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FRB는 성명서 곳곳에서 경기하강 압력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지난 4월만 해도 "계속 탄탄해지고 있다(continue to strengthen)"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다(proceeding)"는 표현으로 물러섰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맞서온 FRB가 경기상황을 종전보다 부정적으로 진단한 것은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후 처음이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FRB가 올해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경제를 상대적으로 낙관했던 USBㆍ바클레이스ㆍ도이체방크 등 유럽계 투자은행마저 금리인상 시점을 종전보다 7개월 뒤로 미루고 있다"며 "월가의 컨센서스는 내년 1ㆍ4분기 FRB가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쪽으로 데 모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4월까지만 해도 FRB가 이르면 이번 회의에서 '연말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성명서에서 '장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문구를 '당분간'으로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5월에 몰아친 유럽 재정위기로 상황은 바뀌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소비와 고용시장이 흔들렸고 때마침 주택경기부양책이 4월 말로 끝나자 주택시장 회복 속도도 뚝 떨어졌다. 주택시장의 더블딥을 경고하는 비관론자들도 부쩍 늘어났다. 소비자물가(CPI)가 지나칠 정도로 안정된 점도 출구 카드를 접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FRB가 인플레이션 측도로 주시하는 근원소비자물가(에너지ㆍ식품 제외) 상승률은 4월 1.2%(전년 대비)로 '안심존'인 2%대를 한참 밑돌고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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