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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논란 서울연극제, 대관계약 두고 문화예술위와 이견

문화예술위 “공식 계약 없었다” VS 서울연극제 “공문·구두약속으로 사실상 계약”

연극제 참가작들 “이미 무대제작·홍보·판매까지 하고 있는데…” 분통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서울연극제 개막 직전 갑작스러운 공연장 폐쇄를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애초 양측이 명확하게 대관 계약을 매듭짓지 않아 오해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박장렬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은 7일 서울 동숭동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연극계에서 대관 극장 폐쇄는 엄청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행사 직전 공문 몇 장으로 폐쇄를 통보하고 (대관을 담당하는 문화예술위 산하) 공연예술센터장은 수차례의 전화와 문자에도 이렇다 할 답변조차 없다”며 “공공기관과 그곳의 장으로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극제에 따르면, 문화예술위는 서울연극제 개막 하루 전인 3일 공문을 보내 연극제 공연장 중 한 곳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폐쇄 방침(4월 13일~5월 17일)을 밝혔다. 지난 3월 10일 발견된 공연장 무대 상부 장치의 안전 문제로 긴급 점검 및 보수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서울연극제는 이곳에서 연극제 참가작인 ‘예고부고장(4월 23~29일)’과 ‘물의 노래(5월 3~9일)’ 공연을 올릴 예정이었다.

이미 행사 홍보 및 티켓 판매에 들어간 서울연극제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 맞춰 무대 세트와 동선을 완성해 놓은 작품들은 급하게 다른 공연장부터 찾아야할 처지에 놓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연극 ‘물의 노래’의 주연 배우 기주봉은 “사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작품을 안 하고 싶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번 논란은 ‘대관 계약’을 둘러싼 서울연극제 측과 문화예술위의 이견에서 비롯됐다. 현재 서울연극제의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대관은 공식적인 계약이 이뤄지지는 않은 상태다. 문화예술위 측은 대극장 폐쇄 통보 전날인 2일 이미 ‘예고부고장’, ‘물의노래’는 물론 소극장 공연 예정작이던 ‘청춘, 간다’에 대해서도 ‘대관 확정상태가 아니다’며 티켓 판매 및 극장명 표기 홍보 중단 요청 공문을 보냈다.



공연예술센터 공연운영 담당자는 “현재로선 서울연극제와 공연장 대관 계약이 맺어져 있지 않은 상태라 절차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극장 표기 홍보와 티켓 판매 중단 요청을 한 것”이라며 “이후 대극장 안전 진단 및 보수 필요성이 생겨 폐쇄 결정을 통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 담당 관계자도 “3월 10일 공연장 문제 발견 후 점검 과정에서 추가 문제가 발생했고, 전문가 점검을 거쳐 보수를 결정하기까지 시일이 걸렸던 것”이라며 “문화예술위가 고의로 연극제가 임박한 시점에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연극제 집행부는 “계약서만 없을 뿐 실질적인 대관 계약은 이뤄진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대관 탈락 직후 서울연극협회가 공연예술센터와 관계자를 업무 방해로 고소했고, 이후 대관 계약을 전제로 소를 취하했다”며 “센터 측이 계약을 차일피일 미뤄 현재로선 공식적인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지만 공문과 구두 약속을 통해 분명 대관을 약속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동석한 손훈모 변호사는 “지난해 말 문화예술위가 보내온 공문 상엔 대관 일자까지 언급하며 협조를 약속했고, 고소 취하를 요청하는 자리에서 약속이 된 사항”이라며 “이미 몇 주 전부터 서울연극제와 주요 공연장 홍보가 진행됐는데, 그동안 아무 말도 없다가 연극제 개막 직전에 사용 불가 방침을 알려와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극제 집행부는 당장 법적 대응 등 문화예술위의 책임을 묻는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공연장 확보와 원활한 연극제 진행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문화예술위가 서울연극제를 비롯해 극장 휴관으로 공연일정에 차질이 생긴 단체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며 “현재로선 우리도 좋은 대안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 극단은 이번 사태로 인한 공연 및 홍보 차질에 대해 문화예술위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서울연극제 대관을 둘러싼 갈등은 심화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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