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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상생협력 틀을 바꾸자

국내에 도요타 생산 방식을 전파한 인물인 호시노 데쓰오 기후차체공업 회장은 얼마 전 한국에 왔을 때 대기업ㆍ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과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호시노 회장이 41세의 젊은 나이에 가업을 물려받았던 지난 70년대 후반만 해도 기후차체공업은 불량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전직원들이 밤낮으로 불량품 개선에 매달렸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도요타의 직원들이 느닷없이 찾아왔다. 기후차체공업이 납품한 제품의 불량률이 높아지자 스스로 개선반을 투입한 것이다. 이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시 제조라인을 세워 문제점을 해결한 뒤 다시 가동했다. 이렇게 4개월이 지나자 기후차체공업은 더 이상 불량 때문에 고민하지 않게 됐다. 도요타와 기후차체공업의 사례는 국내 대기업ㆍ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도요타로서는 품질이 불량한 업체 대신 다른 곳으로 주문을 돌릴 수도 있었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협력업체를 관리ㆍ지도함으로써 동반 성장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후차체공업은 현재 도요타의 8대 납품업체로 성장했다. 양적인 면에서는 국내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이 상당히 활성화되고 있다. 전경련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국내 30대 그룹의 상생협력 규모는 1조9,468억원으로 지난해(1조4,307억원)보다 37.6%나 늘어났다. 그러나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국내의 상생협력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국내 기업의 상생협력은 원가 줄이기 등 낮은 수준의 협력이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은 협력업체에 무조건적인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협력업체는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불만을 제기하는 이런 적대적 관계 속에서는 국내 제품의 경쟁력도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우리 기업들이 일본과 중국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런 제한적 수준에서 벗어나 원천기술을 가진 혁신형 중소기업을 키워주는 그런 협력이 돼야 한다. 도요타가 핵심기술까지 외주화하면서 협력업체와 동반 성장한 전례를 국내 기업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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