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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못 가진 자를 위한 의료보장

[시론] 못 가진 자를 위한 의료보장 박재용 건강보험은 기본적으로 덜 가진 자, 못 가진 자, 그리고 아픈 사람의 건강보장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이다. 암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비가 지난 2000년 5,410억원에서 2005년 1조3,643억원으로 2.5배 이상 증가해 암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소식은 건강보험 존재 의미의 대표적 사례이다. 올해 건강보험의 보험료 인상율 6.5%는 다른 공공요금 인상률과 비교하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보험료’의 측면에서 서민들의 부담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서민이 감당하기에 벅차게 급증하는 진료비 문제는 제기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이와는 다른 시각에서 의료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높아만 가는 서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이 두가지 주장 중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외국과의 비교 등을 통해 보다 객관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의료비 부담의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전체 의료비 중 공공재정비중이 51.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4.7%인 미국과 46.4%인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장체계가 없는 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최하위권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병ㆍ의원 이용시에는 본인이 부담하는 금액이 전체 의료비의 36.9%로 이 역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 두가지 지표들이 보여주듯이 우리나라 국민들은 많은 의료비 부담을 지고 있다. 또한 공공재정으로 충당되는 비율이 낮은 국가일수록 영아사망률이나 기대수명으로 대표되는 국민들의 건강수준이 낮은데 그 대표적 사례가 미국이다. 미국은 의료비로 GDP의 15.3%(한국은 5.6%)를 지출하지만 국민건강수준은 OECD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재 36.9%인 본인부담 부분을 공공재정으로 흡수해 그 부분을 줄이기 위한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가 추진되고 있다. 보장성 강화는 급증하는 의료비로 인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정한 부담이 필수적인데 우리나라 보험료율 4.77%는 우리와 유사한 의료보장체계인 독일 14.2%, 프랑스 13.5%, 일본 8.5% 등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물론 이러한 보험료의 단순비교만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부담 수준을 말하기는 어렵다. 보험료 인상을 이유로 건강보험을 비판하는 이들이 서민부담이 가중된다고 하지만 정말 서민들을 위한다면 이보다 더 큰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한편 국민건강보험의 재정문제와 민영의료보험은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 민영의료보험의 규모가 전체 국민의 의료비 지출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보고는 프랑스 등 선진외국에서 수없이 나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한 연구결과가 많이 있다. 따라서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관리는 건강보험의 본인부담 부분을 보장해주는 데서 발생하는 의료남용문제와 의료비 지출을 어떻게 부담해야 하는가 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 건강보험료와 민영의료보험료 모두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 무엇이 진정 국민들 특히, 덜 가진 자와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민영의료보험은 개인의 경제능력과 선택에 따라 부담하고, 부담하는 만큼 보장 받을 수 있지만, 건강보험은 납부한 보험료와 상관없이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저소득계층은 몇 천원만 내면 건강보험을 통해 큰 질병의 치료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민영의료보험 가입은 꿈도 못 꾼다. 민영의료보험 문제는 소비자보호와 건강보장의 차원에서 보험사만의 규칙이 아닌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규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민의 건강보장을 위해 건강보험과 연계한 민영의료보험의 역할이 설정되고 국민의료비가 논의되는 합리적인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 국민들의 건강보장을 위해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들이 견지해야 하는 입장은 건강보험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난 데 대해 국민감정의 지속적 자극이 아니라 의료비 부담을 실제로 줄일 수 있도록 적정수가와 함께 의료비 부담을 줄여 국민들을 적정부담-적정급여에 동참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2/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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