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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20일] 동업자 정신 아쉬운 프로골프

대회 취재를 위해 들어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홈페이지의 첫 화면에 떠 있는 동영상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이시카와 료, 가타야마 신고, 야노 아즈마 등 JGTO 최정상급 선수 6명이 출연한 관전 에티켓 캠페인. 내용은 단순했다. '성원에 늘 감사한다'는 인사로 시작해 '선수들은 최선들 다할 테니 멋진 플레이에는 뜨거운 응원을 해주고 플레이 도중에는 사진을 찍거나 움직이지 말아달라'는 부탁의 말을 전했다. 인터뷰 때 별도의 지침까지 요구하는 등 자존심이 강한 일본 투어의 유명 선수들이 투어 활성화를 위해 촬영에 응했다는 사실 자체가 관심을 모았다. 특히 골프뿐 아니라 일본 열도에서 최고 스타로 떠오른 이시카와가 동참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시카와는 '이시카와 료'라는 제호의 월간지가 발행되고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는 선수다. 20초가량의 짤막한 동영상에 마음이 움직인 것은 국내선수들의 개인주의와 대비됐기 때문이다. 톱 클래스인 A 선수는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 하반기 한 대회에서 퍼팅이 잘 되지 않자 그린을 떠나면서 퍼터 헤드를 발로 걷어찼다. 고의는 아니었으나 퍼터 헤드가 그린을 때리면서 그린이 손상됐다. 역시 상위 랭커인 B와 C 선수는 시즌 막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퀄리파잉(Q)스쿨에 응시하러 가기 전 국내 대회 출전신청을 취소하지 않아 대기순번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빼앗은 결과가 됐다. 미국(LPGA)에서 뛰는 D 선수는 지난해 우승했던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에 LPGA 신인 세미나 참석을 이유로 나오지 않아 구설에 올랐고 일본과 국내를 오가던 E 선수도 일본 투어카드 유지를 위해 타이틀 방어전에 불참해 대회조직위원회를 실망시켰다. 골프는 개인종목이다. 하지만 투어라는 '판'이 없다면 개인의 존재는 무의미하다. 투어와 동료 선수들은 직장이고 동업자다. 경기에서는 경쟁자이지만 판을 키우고 팬을 불러 모으는 일에는 한마음이 돼야 한다. 더 큰 무대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이기 전에 동료들이 몸 담고 있고 후배들이 꿈을 키울 터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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