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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

연구인력 확충·현장 조사로 중기 3불·3부족 해결 앞장<br>중국 전문가 영입 추진 등 중기 연구기관으로 위상 강화<br>연구 기금 출연규모 키워 재정 자립 기반도 높일 것<br>삼성경제연·중기청·대학 등과 교류 통해 공동연구 활성화



"우리나라의 미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강소기업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2년간 제11대 중소기업청장으로서 대한민국의 중소기업 정책을 진두지휘했던 김동선(57ㆍ사진) 중소기업연구원(KOSBI) 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동 중소기업연구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이제는 중소기업연구원이 중소기업 관련 이슈를 선제적으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자유무역협정(FTA), 대중기동반성장 등 중소기업 관련 주요 이슈에 연구원이 적극 대응하지 못한 아쉬움을 해소하겠다"며 연구원을 '국내 최고의 중소기업 종합연구기관'으로 격상시키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김 원장은 이를 위해 연구원의 외연을 확대하고 재정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 이슈는 최근 들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분야별 전문가 수는 크게 부족하다"며 "연구원 기능을 크게 2개 분야로 통합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력확충을 통해 전문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중소기업의 당면 현안을 3불(불공정ㆍ불합리ㆍ불균형), 3부족(자금ㆍ 기술ㆍ인력)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연구에 인력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역설했다. 김 원장은 또 "과거 중소기업청장 시절에도 꼭 정책수요자와 소통하고 현장과 괴리된 정책은 절대 만들지 말라고 강조했었다"라며 "연구원에 와서도 책상 앞에서 연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현장에 가서 소통하라고 끊임없이 독려하고 있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중기 전문가 적극 확충

김 원장이 연구원 부임 이후 가장 먼저 팔을 걷고 나선 분야는 전문인력 확충이다. 그는 중기청장 출신으로서 연구원이 그동안 중기업계 이슈와 관련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해온 데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김 원장은 "이곳에 오기 전부터 연구원이 요즘 중소기업 이슈에 대해서는 보고서를 많이 못 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미 불거진 이슈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이슈 메이커로서의 역할부터 충실히 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하반기까지 연구개발(R&D), 자유무역협정(FTA), 대중기 동반성장 관련 전문가를 3~4명 더 채용할 생각이다. 이에 더해 법제도ㆍ산업조직ㆍ벤처금융 등 다른 중기 이슈 전문인력도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43명인 연구원 인력은 내년 3월까지 50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김 원장은 "인력부족으로 연구원이 중소기업 이슈와 동떨어진 연구 결과만 내놓은 측면이 있었는데 이제 각계 전문가들을 적극 끌어들일 생각"이라며 "특히 최근 한중 FTA 추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문가가 크게 모자랐는데 채용과정에서 적임자가 있다면 중국 관련 전문가를 연구원에 들이는 방법도 고려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안을 소개했다.

중소기업의 당면 현안을 3불과 3부족으로 규정한 김 원장은 필요하다면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대학교수들이 참여하는 연구추진단을 만들겠다는 복안도 털어놓았다. 그는 "중소업계의 3불과 3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으로 3년간 연구인력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며 "연구에 앞서 현장에 대한 정밀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원장은 또 현재 중소기업중앙회 한 층만 쓰는 데서 비롯되는 공간 문제도 다음달 6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글로벌지원센터로 이전하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현재 연구원이 원장실을 비롯해 중앙회 한층 가운데서도 일부만 사용하는데 중소기업글로벌지원센터로 옮기면 두 층을 모두 쓸 수 있어 신규인력이 크게 확충돼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인력뿐 아니라 중소기업계 이슈 메이커가 되기 위해 홍보기능도 크게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전략과제에 대한 외부 세미나를 의무화하는 등 일반의 관심을 끌 만한 주요 이슈를 주기적으로 알려야 연구원이 이슈 메이커가 된다"며 "사이버 홍보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KOSBI 웹진 보급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정자립 기반 확립할 것

연구원의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방안도 김 원장의 주요 관심사다. 이미 중기중앙회와 긴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연구기금 출연규모를 키우고 중앙회의 수익사업 가운데 일부도 연구원 재정으로 충당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김 원장은 "중소기업연구원은 엄연히 독립재단이니 전체 소요재원의 60% 정도는 기금 등에서 안정적으로 충당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며 "연구원 설립취지에 따라 중기중앙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중앙회뿐 아니라 중소기업인들의 개별적인 기금 모금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유료회원제 도입 ▦소액연구기금 기부제도 ▦연구원 발전기금 모금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김 원장은 "개인이나 업종별 조합도 따로 모금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일단 올해 인력정비가 끝난 뒤 곧바로 재정자립 대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연구 활성화 주력

중기연구원 자체 개선책을 듣다 보니 외부 네트워킹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번에는 다른 유관기관과의 교류상황에 대해 물어봤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해 벌써부터 다수의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에 합의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와는 이미 연구과제까지 정하고 공동연구를 시작한 단계다. 다른 연구기관들과도 과제가 선정되는 대로 본격적인 공동연구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삼성경제연구소 등 다른 경제연구기관은 대기업 위주의 연구활동이 대부분인데 최근 들어 소상공인ㆍ중소기업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연구기관뿐 아니라 중소기업청ㆍ중기중앙회ㆍ통계청ㆍ대학 등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현재 기능별로 분화돼 연구원 조직을 크게 연구본부와 정책본부로 묶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도 외부 유관기관과의 공동작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본부는 주로 외부용역으로 들어온 수탁과제를 수행하고 정책본부는 중소기업청 등과 중소기업 관련규제, 동향 등에 대한 공동연구를 벌이게 된다.

김 원장은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데는 중소기업 유관기관과 다른 연구기관과의 인적 교류나 정보교환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지방대 교수에게 연구공간을 제공하는 등 다른 기관의 중소기업 연구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무조건 현장 중심으로

김 원장이 중소기업연구원에 온 뒤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현장'이다. 그는 어떤 연구든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통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소신을 내비쳤다. 스스로도 틈이 날 때마다 중기 현장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김 원장은 현장소통 기능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초청강연 정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연구활동의 최종 수요자는 중소기업인으로 이들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연구활동에 대한 전달체계, 홍보전략까지 전반적으로 재정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제나 현장 소통에 최우선… 음악·미술도 좋아하는 낭만파

■ 김 원장은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 원장은 인터뷰 도중 전화를 한 통 받더니 "강사료는 없다"고 말하고는 방긋 웃었다. 전통시장 관련 교수 한 명을 초청강사로 섭외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현재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객원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청장에서 물러난 뒤 올 2월부터 정식교수로 일했지만 연구원장으로 오게 되면서 사표를 내고 객원교수 역할만 맡은 것.

현재 '중소기업정책론'이라는 강좌를 통해 매주 토요일마다 3시간씩 강의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 원장의 강연시간은 75분에 불과하고 나머지 75분은 늘 외부인사 특강으로 채운다. 벤처창업자ㆍ벤처투자자 등 현장경험이 풍부한 이들을 강단에 세움으로써 학생들은 물론 김 원장 스스로도 현장에 대해 배우는 게 많기 때문이다. 그의 '현장중심 소통' 노력의 한 단면인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수업은 대학과 기업이 함께 학과를 개설해 운영하는 계약학과 강의로 16명의 학생 모두 대학 학위 없이 이미 중소기업에 취업한 상태다. 이 가운데는 기업체 사장까지 포함돼 학생들을 통해서도 많은 현장지식을 얻는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주중에 연구원 일을 하고 토요일에 또 강의를 하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고 배우는 데 이만한 창구가 없다"면서 "대학 강의는 사실 처음인데 참 재미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좌우명 또한 '겸허하게 살고 소통하자'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중기 현장에서도 지위에 따라 목소리를 가려 들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지난 1982년 특허청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뒤 상공부ㆍ통상산업부ㆍ산업자원부 등을 거치며 대기업 지원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공직에 들어오기 전에는 학생운동 경력 때문에 행정고시 3차 면접에서 낙방하며 삼성물산에 1년간 재직했다. 이러한 경력 때문에 2010년 중소기업청장에 취임할 때부터 중소기업연구원장인 지금까지 '대기업 편만 드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김 원장은 "내가 중소기업청장으로 발령이 났을 때부터 대기업 중심의 인사가 온다고 중소업계가 걱정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정말 발전하려면 중소기업부터 튼튼해져야 한다는 생각은 앞으로도 결코 변함이 없으며 그래서 현장 이야기도 많이 들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음악과 미술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낭만파이기도 하다. 샤갈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통상산업부 시절에 프랑스에서 데생을 직접 배우기도 했고 지금도 국내에서 미술전시회가 열리면 틈 나는 대로 방문한다. 또 임재범ㆍ이승철 등의 노래를 즐겨 듣는 대중음악 애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나중에는 사진을 배워 사진전까지 해보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김 원장은 "중소기업청장 시절에도 서울에서 회의가 일찍 끝나면 잠시 틈을 내 '샤갈 특별전'을 방문했을 정도"라며 "나의 그런 관심을 물려 받았는지 딸도 미대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금은 연구원장 일에 전념하느라 시간을 낼 수 없지만 시간이 좀 흐른 뒤에는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테마별 개인 사진전을 열어보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약력

▦1955년 강원 영월 ▦1974년 신일고 ▦1981년 고려대 무역학과 ▦1982년 행시 25회 ▦1995년 통상산업부 프랑스대사관 파견 ▦1998년 대통령실 경제구조조정기획단 ▦2008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국인투자유치 전문위원, 대통령실 지식경제비서관 ▦2010년 제11대 중소기업청장 ▦2012년 중소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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