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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5월 4일] 냄비 경제, 뚝배기 경제

라면은 역시 노란 양은 냄비에 끓여야 제맛이다. 양은 냄비는 재질이 얇고 열 전도율이 높아 빠른 시간에 면을 익혀 쫄깃쫄깃한 맛을 더해준다. 그러나 냄비는 열을 오래 간직하지 못하고 빨리 식어버린다는 단점 또한 가지고 있다. 올해 1ㆍ4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7.8%로 7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ㆍ4분기가 워낙 나빴던 데 대한 반등효과도 있었지만 소비ㆍ투자ㆍ수출 회복세가 뒷받침되고 있어 이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하지 않았느냐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ㆍ블룸버그ㆍAP통신 등 주요 외신들도 우리 경제의 놀라운 회복속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경기확장 정책을 펼쳤고 기업들도 기술개발ㆍ고용유지, 그리고 수출확대에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회복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 없지는 않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재정지출 여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경제 불안,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수출도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째 하락하고 있고 금리인상과 유동성 환수 등에 따른 소비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기업들의 투자심리마저 좋지 않아 앞으로 경기가 급격히 나빠질 수도 있다고 본다. 마치 냄비처럼 우리 경제도 빨리 끓었다가 빨리 식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는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경기회복세를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일이다. 일단 데워진 것은 좀처럼 식지 않고 음식의 깊은 맛을 오래 유지해주는 뚝배기처럼 말이다. 우선 경기가 급속히 식지 않도록 현재의 확장적 경기정책을 유지하고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의 성장세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경제의 기초체력, 즉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고령화ㆍ저출산에 따른 노동공급 둔화, 기업투자 감소로 지난 1990년대 전후의 10%대에서 지금은 3분의1 수준인 3%대로 떨어졌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들을 준비하지 않으면 앞으로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고 기업활력을 높일 수 있는 규제완화ㆍ세제지원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술혁신과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는 서비스산업 육성으로 우리 경제 전체의 생산성 향상과 고용확대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부터는 냄비로 빨리 데운 우리 경제를 뚝배기로 옮겨 담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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