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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 격전지를 가다] <2> 강남을

빈부 '두 얼굴'… 복지 싸고 극과 극<br>"꿈나무 카드만으론 부족" "풍족한 사람은 제외해야" 예비 후보들도 맞춤형 주장<br>정동영-김종훈 대결구도… 한미FTA는 "국익 생각을"… 野 "일단 발효 중단" 한발 빼

강남을은 두 얼굴을 하고 있다. 우선 '강남'이라는 명칭이 상징하듯 상위 1%가 사는 부유한 공간의 이미지다. 반면 개포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광경은 끝도 없이 펼쳐진 판잣집 행렬이다. 바로 옆동네인 대치동에서는 외제차들이 더 자주 눈에 들어오지만 서울의 대표적 판자촌인 구룡마을은 자동차는커녕 인적도 드물고 좁은 길이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전혀 다른 정경만큼 두 지역의 주민들은 복지에 대해서도 다른 입장을 제시했다.

구룡마을에서 만난 박모(54)씨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학 중 결식 아동들에게 지급되는 꿈나무카드를 예로 들면서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이 이 카드를 가지고 밥을 먹는데 하루 4,500원으로 책정된 금액 가지고는 이 주변에서 먹을 수 있는 식당 음식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정경(44)씨는 복지확대 기조에 대해 "미래세대의 세금부담만 너무 늘어난다"며 우려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어 지난해 8월 진행됐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거론하며 "없는 사람들도 도움을 못 받고 있는데 풍족한 사람들에게까지 복지를 늘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구 안에 상반된 소득 수준을 지닌 유권자들이 있는 만큼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은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한 주장을 펼친다. 민주통합당 예비후보인 정동영 상임고문과 전현희 의원은 각각 '함께 잘 사는 사회' '생활정치'를 내세우고 있다.

전현희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강남이라고 복지나 교육환경이 모두 잘 갖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역 유권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대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선거사무소에서 만나 "강남이 역차별받고 있다"며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자기가 성공한 대가를 존중받게 만들어줘야 하지만 못 살고 힘든 사람들까지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전략공천 대상으로 거론되는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정 상임고문의 대결구도로 관심이 집중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는 주민들은 '국익'에 방점을 찍었다.



대치동에 사는 윤모(57)씨는 "노무현 정부 때 한미 FTA를 먼저 추진했는데도 '말 바꾸기'하는 것을 보면 국정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새누리당이 더 나은 것 같다"면서도 "(한미 FTA로) 타격을 받는 부분을 다시 챙기기 위해 재교섭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대치동의 윤용남(69)씨도 "한국에 이익이 되는 FTA를 해야 한다"며 "폐기를 하자는 것은 언어도단이지만 재재협상 정도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상임고문 측은 "민주통합당의 입장은 일단 발효 절차를 중단하고 재협상을 하되 이것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한미 FTA) 폐기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앞으로 유권자들을 만나면서 계속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고 할 만큼 강고했던 새누리당을 향한 지지세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강남을은 지금까지 16∙17∙18대 연속으로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 당선돼왔다.

수서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27세)는 "아직 어떤 사람이 출마하는지 잘 모른다"며 대답하기를 꺼리면서도 "이번 정부는 불미스러운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야당 쪽 후보한테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비례대표인 이정선 의원과 정 전 민정수석, 허준영 전 경찰청장, 권문용∙맹정주 전 강남구청장 등 7명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이며 김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전략공천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정 상임고문, 전 의원 외에 이양한 예금보험공사 감사, 김영주씨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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