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고속도 휴게소'서 백남준을 만난다

용인 백남준 아트센터 첫 기획전 '…휴게소'<br>느림과 빠름… 정적… 그리고 자유로움<br>'미주 한국일보 1면' 활용한 드로잉作등 눈길<br>故人의 정신 계승한 플럭서스 작품들도 선봬

1-용인 백남준아트센터 진입로에 설치된 데니스 오펜하임의 대형 구조물 '콘' / 2-시징 멘 '베이징올림픽 PR' / 3-백남준 '한국일보 1면 그림'

지난해 10월8일 용인에 문을 연 백남준아트센터가 개관전 이후 처음으로 기획한 전시가 지난 7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유로운 사고의 소유자인 고(故) 백남준(1932~2006)의 예술세계와 플럭서스(Fluxusㆍ1960년대 성행한 전위적인 예술가그룹)의 정신을 보여주는 작가 18팀의 작품을 5월16일까지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슈퍼 하이웨이 첫 휴게소'. 차들이 빠르게 달리는 고속도로에 홀로 멈췄을 때 느끼는 정적과 속도감의 대치 상황을 토비아스 버거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실장이 전시로 구현했다. 이는 느림과 빠름, 단순함과 복잡함의 극단을 보여줬던 백남준의 예술세계에서 끌어온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존하는 백남준의 비디오 작품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버튼 해프닝(Button Happening)'이 처음으로 국내 대중에 공개됐다. 1965년작으로 단추를 잠궜다 열고, 벨트를 여몄다 푸는 느리고 반복적인 행위가 2분짜리 흑백 영상에 담겨 있다. 음악ㆍ미술ㆍ문학 등 장르를 넘나들며 사소하고 친근한 것에서 재미를 찾는 플럭서스 작가 특유의 유머감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지난해 미국에서 발견해 미술관 측이 구입 후 복원한 것이다. 이는 20개의 모니터가 금박 액자 속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퐁텐블로 1988'과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작가의 폭 넓은 예술세계 때문에 자칫 전시가 난해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작업했던 백남준을 따라 느끼는 대로 보는 것도 좋은 감상법이다. 백남준과 플럭서스 정신을 이어받은 좋은 사례로 한ㆍ중ㆍ일 작가그룹 '시징 멘'의 설치작품 'PR 중국베이징 올림픽'이 있다. 붓(펜)을 꽂아 만든 펜싱도구와 빵으로 만든 사격용 귀마개, 노랑, 빨강 ,파랑 피망으로 만든 메달 등이 웃음을 자아낸다. 간혹 전시작인 줄 모르고 그냥 지나쳐 버릴 만한 작품도 있다. 미국작가 로렌스 바이너의 1968년작 '2분 동안 40파운드의 압력으로 바닥에 뿌려진 하얀 스프레이페인팅'은 작가 의도에 따라 버거 학예실장이 전시장 바닥에 설치했다. 페인트를 부어놓은 것 같지만 움직임과 멈춤이라는 전시 주제가 잘 반영된 작품이다. 영국작가 수 탐킨스의 나의 '데이터데이(My Dataday)'는 종이에 단어 한 두개를 적어 벽에 붙인 작품으로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2층에서 열리는 기획전 외에도 곳곳에 상설 전시작이 눈길을 끈다. 백남준이 신문 위에 색연필로 자유분방하게 그림을 그린 드로잉 작품들도 전시중이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 신문은 '아트' 면에 드로잉을 한 데 반해 전시된 유일한 한국신문인 미주 한국일보는 1면에 그림을 그렸다. 예술가로서는 세계인으로 살았지만 핏줄은 한국인으로서 조국은 그 자체와 전부에 관심을 가졌음을 은유한다. 2층 전시실에 복원된 작가의 스튜디오 벽면도 볼거리다. 매일 2~3회 전시안내가 마련돼 있으며 광역버스를 이용하면 한남동에서 30분 이내에 미술관에 닿을 수 있다. 관람료는 일반 3,000원. (031)201-8521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