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회복과 강달러에 베팅하는 투자자금이 미국 주식시장으로 밀려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입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중 약 50%가 미국에 투자하는 ETF였다고 시장조사 업체 마킷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전 세계 투자자금의 미국 쏠림 현상은 최근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 EFTGI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미국 ETF에 유입된 자금은 424억달러로 2013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18~24일 한주간 미국 뮤추얼펀드와 ETF에 몰린 돈은 총 365억달러로 집계됐다고 톰슨로이터가 밝혔다. 이는 해당 업체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최고치였다. 이에 따라 11월 말 기준 올해 미국 ETF 자산 규모는 총 1조9,800억달러로 전 세계 ETF 자산 2조7,000억달러의 73.3%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미국행은 강달러와 경기회복로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3·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5%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낸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 한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3%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2005년 이후 최고 성장폭을 달성하는 셈이다. 사이먼 콜빈 마킷 애널리스트는 "강한 미국 경기회복세를 바탕으로 달러화가 랠리를 이어가고 주가는 오르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사들이느라 떠들썩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조사에 참여한 94명의 미국 전문 애널리스트 중 단 한 명도 미국의 시중금리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오직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2.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미국 증시와 달러화 랠리에 대한 낙관 일색의 전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럽이 유가하락의 수혜로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호전되면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달러화 강세 흐름이 주춤하고 달러화의 본국 환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방크인터내셔널룩셈부르크의 이브 쿤 수석투자가는 "시장에서 요즘 '달러 매수, 유로·엔 매도'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며 "이번처럼 이견이 전혀 없는 컨센서스를 본 적이 없으며 이는 무서운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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