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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G20 금융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한국이 1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중대한 과제 속에서 국제 무대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금융정상회의 이후 언론설명회에서 “내년 4월 말까지 제2차 G20 정상회의에 제출되는 국제금융 변화에 대한 대책안을 한국과 영국ㆍ브라질 등 3개국 의장단이 만들고 제안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10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 미국 등 선진국들의 처분에만 의존하던 한국이 새로운 국제금융질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해 선진국과 신흥국사이의 조정자(mediator)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한 감회를 설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이날자 워싱턴포스트의 “역사적 권력이동이 시작됐다(Now begins Historic shift of power )”라는 표현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선진국 중심의 국제금융질서가 재편되고 있으며 여기에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선도발언에서 이른바 ‘MB이니셔티브’ 구상을 밝히는 등 외환위기를 경험한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호무역주의 확산반대 ▦실물경제 위기에 대한 국제공조 ▦신흥국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국제금융체제 개선 논의의 신흥국 참여 보장이라는 4대 구상을 밝혔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확대 반대에 대한 규제 동결선언(Stand-Still) 선언과 세계무역기구(WTO)와 도하개발어젠다(DDA)의 조속한 타결제안은 G20 공동선언에서 구체적으로 명문화됐다. 또 신흥국에 대한 유동성 지원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지원자금의 보증제도 도입 등은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경험 등에 나온 제안으로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았다. 보호무역주의 반대 발언은 이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강조했듯이 금융위기 과정에서 여러 차례 언급된 내용이다. 당시 백악관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통찰력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실제 이날 현지에서 금융정상회의 결과를 본인이 직접 기자단에게 브리핑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 대통령이 특정 회의결과를 직접 브리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이 이번 회의를 얼마나 비중 있게 보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고 청와대의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직접 브리핑은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건의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의가 규모면에서 크기도 하지만 어느 나라 정상의 말처럼 ‘이번 위기가 인류문명사에 있어 최대 위기이고 중대 국면’인데다 앞으로 우리가 주도적으로 헤쳐나가야 될 뿐 아니라 떠맡게 된 책임이 커 대통령이 직접 설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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