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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이 정부와 한나라당의 쇠고기 고시 강행 방침에 강력히 반발, 당내에서 국회 등원불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접점을 찾는 듯했던 여야 간 국회 정상화 협상이 또다시 꼬일 위기에 놓였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단 회의를 열고 “정부와 여당이 고시의 관보 게재를 이번주 내 강행하는 것은 국민과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대결을 선포할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문제를 풀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여당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수용하도록 압박했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한나라당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에서 무슨 명분으로 국회에 들어가며 무엇으로 야당이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켜낼 수 있느냐”며 가축법 개정에 대한 여당의 동의 없이는 등원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민주당 내 등원불가론이 힘을 얻을 경우 국회 조기 정상화는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계속 버틸 경우 단독 개원이라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다수당으로서 국회 파행을 초래했다는 점이 정치적 부담 요인이다. 한나라당은 또 개원할 경우 야권의 쇠고기 국정조사 요구에 시달릴 형편이어서 야당을 진정시키는 일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국회 개원이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축법 개정에 대해 한나라당이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 투표에 맞기는 방안이 절충 카드로 거론되고 있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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