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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로존發 금융불안 대응력 강화할 때

프랑스를 비롯한 유로존 주요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글로벌 금융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3일 프랑스ㆍ이탈리아 등 유로존 9개국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런 것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와 달리 아직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유럽이나 미국증시가 소폭 하락에 그쳐 별다른 동요를 보이고 않고 있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의 경우 예견된 일인데다 이달 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낙관하기는 이르다. 특히 이번 신용등급 강등 대상에 독일과 함께 유로존의 중심국가인 프랑스가 포함됐다는 사실은 유럽이 직면한 재정위기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것은 스페인ㆍ이탈리아 등 주요국들의 부채만기가 오는 2~4월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만약 만기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뇌관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국가 및 미국을 중심으로 이 같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금융불안이 고조될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데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자 가운데 유럽자금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은행들이 유럽 국가에서 빌린 자금 규모는 592억달러에 이르는 것을 추산되고 있다. 만약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경우 이 같은 유럽자금을 비롯해 외국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위험도 커지게 된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외채관리와 외화유동성 확보 등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특히 유럽자금의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단기외채 만기가 일시에 몰리지 않도록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밝힌 대로 올해 재정의 상반기 조기집행을 비롯해 경기하강을 막기 위한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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