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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오세훈 서울시장

"재개발制 개선 '전쟁 불사' 각오로 추진"<br>공공부문이 재개발 개입, 과도한 이익창출 구도 깨야<br>내년 서울 공기 질 제주도·백령도 수준까지 개선할 것<br>서울광장 정치적 목적 집회엔 개방 불허 원칙 고수



“현행 제도에서 이익을 얻어온 건설사 등의 반발이 불 보듯 훤하지만 ‘전쟁’도 불사한다는 생각으로 관철하겠습니다.” 오세훈(사진) 서울시장이 “오는 7월 국토해양부와의 최종 합의를 거쳐 재개발제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새로운 재개발정책 추진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오 시장은 또 “임기가 마무리되는 내년께는 서울의 공기 질을 제주도나 백령도 수준까지 개선할 계획”이라며 “맑은 공기와 깨끗한 환경 같은 지속 가능한 도시 요건이 우선적으로 갖춰질 때 비로소 도시 경쟁력을 얘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민선 4기 임기를 1년여 앞둔 오 시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시장 재선도전 등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민선 4기 임기 3년을 맞았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고 남은 1년은 어떤 점에 치중하실 생각이신지요. ▲ 하루하루가 전쟁터처럼 치열합니다. 3년간 공과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직원들의 일하는 분위기를 바꿔놓았다는 한 가지만으로도 큰 점수를 받을 만하다고 자부합니다. 인센티브와 페널티가 적절히 조합된 신인사ㆍ신교육 시스템 등을 새롭게 구축하고 직접 나서 직원들이 변해야 하는 이유와 비전을 끊임없이 강조한 결과 이제 예전처럼 ‘시키는 일만 하는’ 직원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남은 기간은 시작해놓은 것들을 잘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특히 경제가 어려운 때 ‘서울형 복지’로 알려진 ‘희망 플러스 통장’ 등 ‘희망 드림 프로젝트’가 뿌리내리도록 심혈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일찌감치 시장 재선도전 의사를 밝히셨는데 연임을 결심한 시기와 배경은 무엇입니까. ▲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정치공학적 판단에서 보면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애매하게 가는 게 좋지요. 굳이 분명히 한 이유는 일을 해보니 단기 프로젝트도 많지만 중장기 비전을 갖고 꾸준히 해야 할 것이 더 많습니다. 시작한 사람이 마무리하는 게 효율적이고 중간에 취지가 훼손되지 않으려면 적어도 10년 정도는 천착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시장을 한번 하고 마는 경우는 드뭅니다. 제가 하나의 모델 케이스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재선하려면 당내 공천이나 다른 경쟁자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본인만의 ‘무기’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 무기라는 표현보다는 마음가짐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치공학적 잣대를 들이대는 시각이 있는데 오히려 큰 틀의 선거일수록 정도(正道)에 입각한 생각이 해답일 경우가 많습니다. 3년이란 시간이 평가를 받기에 짧지는 않습니다. 그간 비전을 충분히 보여드렸고 동사무소 통폐합, 재산세 공동과세 도입, 동대문 노점상 이전 등 틀을 바꾸려는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시민들에게 평가 받고 그게 바탕이 됐을 때 선거에서 정해지는 것이지 누구랑 경합하면 유ㆍ불리하다는 것을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이며 일로 승부하고 성과로 판단을 받겠다는 생각입니다. -올해를 ‘서울형 녹색성장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서울형 녹색성장 모델’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외국에 나가면 제일 먼저 그 도시의 ‘공기 맛’을 봅니다. 대기질 수준이 선진도시 여부를 가르는 바로미터라는 생각에서입니다. 이미 2년 전에 서울친환경에너지선언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5%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이용 비율을 1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가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건물 에너지 합리화, 교통청정화사업 등 대도시 특유의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을 담고 있습니다. -디자인총괄본부라는 조직을 새로 출범시키면서 디자인 정책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습니다. ▲ 초대 본부장을 지낸 권영걸 교수께서 기본을 튼튼히 만들었습니다. 서울의 상징과 색을 추출하고 서울서체를 만들고…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만드는 데 2년을 다 바쳤습니다. 정말 디자인의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1기가 디자인의 기초, 행정이었다면 2기는 산업디자인이 될 것입니다. 목전에 온 ‘감성사회’에서는 디자인ㆍ문화와 같은 요소가 도시 경쟁력을 결정하게 됩니다. 산업 디자인을 통해 세계적으로 국제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데 투자할 방침입니다. 이미 올해 초 서울디자인재단을 설립해 디자인 산업을 진두지휘할 준비를 마쳤는데 중소기업의 디자인 경영을 지원하는 공공 인프라를 전면에 배치하고 디자인 인재를 육성해 서울 경제에서 디자인 산업의 비중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서울광장 개방 문제를 놓고 한동안 시끄러웠습니다. ▲ 시는 단 한차례도 확고부동한 원칙이 흔들린 적이 없습니다. 조문정국에서 원칙을 벗어난 것처럼 말하는 몇몇 사례가 있지만 시는 분명히 불허했던 것들입니다. 광화문광장도 곧 열려 운영해야 하는데 고비마다 원칙이 흔들린다면 저뿐만 아니라 누구도 견지할 수 없습니다. 원칙은 시민의 건전한 여가와 문화생활을 위한 것이라는 한 가지입니다. 정치적 목적을 갖는 어떤 집회도 불허할 작정입니다. -유독 환경시민단체들의 비판이 많습니다. ▲ 섭섭한 부분이지요. 복지 쪽에서 일하는 분들은 저를 ‘복지시장’이라 하고 문화ㆍ예술단체들은 ‘문화시장’이라고 불러주는데 환경단체는 ‘자칭 시장’이라 합니다. 환경을 표방하다 보니 상당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환경원리주의적 입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이어서 시장 입장에서 보면 그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기가 실무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좀 억울하기도 하지만 과거에 저도 과도한 주장을 한 적이 있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합니다. -재개발정책은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요. ▲ 지금까지는 민간주도형 재개발ㆍ재건축 뉴타운이었는데 이는 공공에서 역할을 방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민간에 맡기다 보니 이익창출 프로세스에 따라 움직이고 과도한 이익창출 구도로 정착돼버렸습니다. 공공 부문이 개입해 재개발 사업이 투명해지면 건설업체는 단순 시공회사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는 이익집단은 없을 겁니다. 국토부를 설득하고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국회 관문을 통과할 때 이익집단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쟁’ 한다는 각오로 끝까지 관철시키겠습니다.
◇ 약력
▲1961년 서울 ▲1983년 고려대 법학과 졸업, 1999년 고려대 법학박사 ▲1984년 사시 26회 ▲1995년 환경운동연합 법률상담실장, 상임 집행위원 ▲1996~1997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 ▲제16대 국회의원 ▲2004~2006년 5월 법무법인 지성 대표 변호사, 한국노총 자문변호사 ▲2006년 7월~ 제33대 서울시장

불우했던 유년 경험… 복지에 남다른 애착
■ 吳 시장은…
희망 드림 프로젝트로 자활 의지 복돋아주고
시프트는 집걱정 덜어
수려한 외모에 화려한 언변. 귀공자의 이미지를 갖춘 오세훈 서울시장을 보면 유복한 집안에서 곱게 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오 시장은 그러나 초등학교를 네 곳이나 옮기고 대학 입학 전까지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지내는 등 누구보다 어려운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가 한 건설회사 부산지사로 내려갔을 때는 달랑 석유곤로 하나뿐인 회사 숙직실에서 온 식구가 지냈을 정도였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고학으로 자수성가한 대표적 인물인 셈이다. 가난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오 시장은 무엇보다 복지정책에 애착을 갖고 있다. '가난의 대물림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무조건적 지원이 아니라 '자립의지'와 '현실성' 두 가지를 원칙을 갖고 자립과 자활 의지가 있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철학에서 나온 것이 '희망 드림 프로젝트'다. 자립의지가 있는 사람이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저축하면 그만큼의 금액을 시가 지원해주는 '희망 플러스 통장', 가난 때문에 교육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부모가 적립하는 금액에 매칭해 학자금을 제공하는 '꿈나무 통장' 등이 있다. 'SOS 위기가정'지원정책은 갑작스러운 실직 등 예기치 못한 일로 가정의 행복이 깨지는 것을 막자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이 아닌 기존 복지정책의 툴에서 제외돼 있는 계층도 경제위기 속에서 안전망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시프트(shift)로 널리 알려진 장기전세주택도 오 시장의 유년 경험이 정책으로 연결된 대표적인 사례다. 이사라면 지긋지긋한 오 시장이 최대 20년까지 안정된 거주공간을 제공해 서민들의 '집 걱정'을 덜어주겠다고 생각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오 시장은 "시민들의 피부에 가장 절실히 와 닿는 복지와 주거정책에 대한 고민은 항상 경험과 현장에서 나온다"며 '탁상형 정책'이 아닌 '현장정책'을 강조한다. 시의 한 관계자는 "다른 정책들도 그렇지만 시의 복지ㆍ주거정책은 중앙정부나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 1순위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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