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무원 노조 요구 너무 지나치다

[사설] 공무원 노조 요구 너무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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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 9일 정부에 제시한 10% 이상의 봉급 인상과 함께 성과급제 폐지, 퇴직여행 경비 500만원 지급 등 362개 항의 단체교섭 요구안은 항목 수나 내용이 지나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 노조와 정부대표단이 단체교섭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끄는데 이 같은 요구에 따른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국민은 한시도 교섭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됐다.

사회에서는 신분이 보장되는 공무원을 ‘철밥통’ ‘신의 직장’으로 부르고 있다. 지난 8일 시행된 서울시 7~9급 공무원시험에 무려 9만명 넘게 응시한 것이 이를 사실적으로 말해주고도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퇴직여행 경비 500만원 지급은 물론 무이자 전세자금 지원, 원로수당 요구, 공무원 연금 개정 중단 등 각종 요구를 분풀이하듯 한꺼번에 늘어놓은 것이 국민의 눈에 곱게 비칠 리 없다.

공무원 노총위원장의 말대로 아무리 50년 간 쌓아놓은 과제라고 하더라도 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했어야 했다. 공무원 임금이 요구대로 10% 인상되는 경우 기업 노조는 “공무원도 10% 인상됐는데…”하며 그 이상을 요구할 것이다. 공무원 사회의 움직임이 일반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앞으로 각 기업 등은 노조의 원로수당 및 퇴직여행 경비 등 터무니없는 요구로 고통을 받을 것이 뻔하다.

물론 모든 요구를 한번에 얻겠다는 게 아니고 장기적 과제가 많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해도 국민을 조금이라도 의식했다면 이럴 수는 없다. 복수인 공무원 노조가 서로 경쟁하듯 요구를 하고 나선다면 죽어나는 것은 국민뿐이다.

공무원이 아무리 신의 직장이더라도 공복이지 국민의 위에 설 수는 없다. 과거에 공무원이 박봉으로 고생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지금은 대우도 많이 개선된데다 일반기업에 비해 신분 보장은 물론 연금도 충실하다. 현재는 청년들도 직업 없이 길거리를 헤매는 구직난 시대다. 공복인 공무원 노조는 요구를 할 때 먼저 시대상황과 국민을 의식하고 국가재정 여력을 감안해 실현 가능성 있는 문제부터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입력시간 : 2007/07/09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