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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 서커스 '카발리아', 말과 인간의 아찔한 묘기에 매혹
●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캐릭터 대변신… 가족 30~50% 할인
● 발레 '호두까기 인형', 환상·낭만의 크리스마스 속으로
연말이면 특수를 노린 대형 공연들이 봇물이지만 온 가족이 볼만한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예년의 풍경이다. 20·30대를 겨냥한 작품이 주를 이루는 데다 '가족 공연'이란 타이틀의 작품들도 어른들이 보기에는 유치한(?) 어린이물이기 때문.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2010년 이후 중단됐던 마당놀이가 색다른 심청전으로 다시 돌아오는 등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한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며 선택지가 한층 풍성해질 전망이다.
◇이색 공연 '카발리아'=마장 문화가 대중화되지 않은 국내에서 탄탄한 근육과 경쾌한 곡예 실력을 뽐내는 말 50마리를 직접 만나기란 쉽지 않다. 사람과 하나가 되어 아찔한 묘기를 펼쳐내는 말을 보는 동안 관객들은 애어른 할 것 없이 외마디 비명과 탄성을 토해낸다.
'카발리아'는 말을 뜻하는 스페인어 카발로(cavalo)와 프랑스어 슈발(cheval)을 조합해 만든 단어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의 공동 설립자인 노만 라투렐이 연출한 캐나다산 아트 서커스다. 특정 줄거리 없이 사막·정글·빙하·동굴·화산 등 테마에 따라 기마 곡예와 아크로바틱, 플라잉 서커스 등을 선보인다. 아크로바틱 팀이 인간 탑 쌓기나 힘찬 덤블링으로 분위기를 북돋으면 기마 군단이 등장해 관객의 혼을 빼놓는다.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부터 배어백 라이딩(안장 없이 타는 기술), 로만 라이드(말 등 위에 두 발로 서서 타는 기술) 같은 고난도 마장 기술을 만날 수 있다. 60m 대형 와이드 곡선 스크린은 중세의 성과 숲, 설원 등 배경을 수시로 만들어 색다른 무대를 연출한다. 36개월 미만은 무료이며 가족 3인 이상이 관람 시 25%가 할인된다. 오는 28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내 화이트 빅탑 시어터.
◇돌아온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는, 신명 나는 한판인 마당놀이가 이번엔 심청전을 소재로 관객과 만난다.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는 심봉사와 뺑덕의 이야기를 부각하고 기존 캐릭터에도 새 옷을 입힌다. 처량하기 그지없던 심봉사는 능글맞고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로, 악녀 뺑덕은 심봉사의 과대포장에 낚여 속아 넘어간 피해자로, 그리고 주인공 효녀 심청은 당돌한 15세 소녀로 재탄생한다. 이번 공연은 손진책 극단 미추 대표(연출)와 박범훈(작곡), 국수호(안무), 배삼식(각색), 김성녀(연희감독) 등 마당놀이 원년 멤버들과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단이 함께하는 신구세대의 조화로 주목받고 있다. 매번 대형 야외광장에 특수 천막 무대를 설치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서양식 대형 실내 극장을 개조해 공연을 올린다. 3인 이상 가족은 30%, 5인 이상 가족은 50% 할인 혜택이 있다. 오는 10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단골 손님 '호두까기 인형'=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동화 '호두까기 인형'이 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주요 발레단의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정통 발레 공연과 함께 귀여운 캐릭터와 인형, 스페인, 중국, 아라비아, 러시아 등 각각의 문화를 대표하는 춤을 만날 수 있다. 국립발레단은 20~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은 19~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각기 다른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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