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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역대국으로 가려면

수출업무는 필자가 지난 1980년 초 종합상사에서 사회생활을 한 당시 수출역군으로서 사회에 진출하는 대학졸업자들에게 가장 선망의 직업이자 경쟁이 심한 분야이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무역업에 종사하는 국민이 450만명에 이르고 국내총생산의 70%를 상회하는 7,000억달러 무역 시대에 접어들었다. 더군다나 필리핀ㆍ미얀마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세계 11위 무역입국이 되기까지 필자도 해외 오지에서 많은 고생과 에피소드를 간직하면서 무역인으로 살아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한국이 부존자원이 없는 아시아의 변방에서 불과 40여년 만에 세계 12위 안팎의 경제력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설명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들자면 개방경제정책의 채택과 민ㆍ관ㆍ사회단체가 혼연일체가 돼 과감히 추진한 덕분이라 할 수 있다. 투자할 자본이 없었고 국내는 소비할 여력이 없는 가운데 과감하게 외국차관으로 공장을 짓고 제품을 해외시장에 팔아 번 돈으로 외채를 상환하고 또 투자를 했다. 그래도 부족한 자본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미래를 위한 저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축률을 기록한 국민성 덕분에 재원마련이 가능했다. 초기 산업화 시기에는 부족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저축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이를 통해 노동집약산업(70년대)에서 자본집약산업(장치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으며 80년대의 고도 성장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19990년대 이후에는 신흥 개도국들의 저임금은 일반상품의 원가경쟁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고 다국적기업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중국을 위시한 개도국으로의 투자가 집중되면서 노동집약산업과 자본집약산업이 발전하던 한국은 개도국과 선진국의 틈에서 외환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기술적ㆍ재무적으로 기업의 생존 가치를 올린 결과 10년 뒤인 지금은 우리 기업도 미국ㆍ일본ㆍ유럽의 일류 다국적기업과 당당히 맞서는 삼성ㆍ현대ㆍLGㆍ포스코 같은 세계적 기업을 갖게 됐다. 이러한 일류기업들의 특징은 국제기업 전략군에서 6군에 속하는 자본기술집약산업과 초일류 브랜드를 보유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단순자본집약과 표준공법의 제조업에서는 원가경쟁에서 중국과 인도를 이길 수 없다. 원가절감을 위한 파이넥스 공법과 단위선가가 높은 유람선은 우리가 고부가가치를 오랜 동안 누릴 수 있는 대표적 자본기술집약산업이다. 현재의 무역의존도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국민소득 4만달러의 선진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역액도 지금의 배가 늘어야 한다. 산술적으로는 생산 또는 기업수가 배가 돼야겠지만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생산품을 개발하면 교역조건 개선으로 빨리 도달할 수가 있다. 자본기술집약적 상품무역과 이를 기반으로 보다 고부가가치산업인 금융ㆍ물류ㆍ기업컨설팅ㆍ법률ㆍ관광ㆍ전시 등 서비스무역 육성이 무역대국을 위해 나갈 길이다. 무역학에서 말하는 서비스무역은 전통적인 2차 산업 위주의 상품무역개념에서 선진국이 지향할 무역입국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서비스무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ㆍ물류 허브를 위한 정부의 체계적 지원과 오거나이징 플랜 및 과감한 규제완화로 다국적기업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이 분야의 한국기업들이 세계적기업이 될 수 있도록 범국가적 관심과 세계무역기구(WTO) 규범 내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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