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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예언자'가 집대성한 경제학의 모든 것

■ 경제분석의 역사 1ㆍ2ㆍ3/ 조지프 슘페터 지음, 김균·성낙선·이상호·정중호·신상훈 옮김, 한길사 펴냄<br>자연과학·수학 방법 도입… 경제학사 체계적으로 분석<br>"스미스, 고전파 시조 아니다" 독특한 해석 내놓기도

경제라는 것은 고대사회부터 관심의 대상이었지만 경제학은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다. 산업혁명 이후 경제의 주력은 방직에서 철강 등을 거쳐 현재의 반도체(오른쪽)로 이동해 왔다. /서울경제DB




조지프 슘페터

자본주의는 그 역사만큼이나 많은 연구자를 만들어냈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부를 가져오고 그 활동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정된다는 자유방임주의의 애덤 스미스, 자본의 목적은 잉여노동력의 착취에 의한 자기증식에 있다는 마르크스까지 여러 입장들이 맞서왔다.

저자인 조지프 슘페터(1883~1950)는 기업가와 자본가를 구분해 냄으로써 자본주의 분석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자본가는 자본의 자기확장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자본의 노예인 반면에, 자본주의 미래를 짊어지고 불확실한 모험을 즐기는 경제주체로 기업가를 도출해 냈다. 이러한 기업가를 설명하기 위해 '혁신''기업가 정신''창조적 파괴' 등의 용어를 주창했다.

'경제분석의 역사'는 슘페터의 마지막 역작으로, 자신의 경제관을 매개로 기존 경제학의 역사를 집대성한 대작이다. 집필에 생애 마지막 9년을 쏟아 부었지만 완성을 보지 못하고 유고집이 됐는데 부인의 도움으로 1954년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에서 처음 간행됐다. 이번에 한길사에서 2,100여쪽에 달하는 번역본을 3권으로 나눠 출간했다.

조지프 슘페터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트레스트(현재는 체코 영토에 속한다)에서 1883년 태어났다. 4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지만 어머니가 부유한 귀족과 재혼하면서 귀족적인 생활과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을 졸업한 후 대학교수와 함께 오스트리아 재무장관, 은행총재 등을 역임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능력에 비해 인정받지 못했지만 1932년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학 교수가 되면서 꽃을 발화하기 시작했다.

슘페터는 하버드대 정규강좌나 '슘페터대학'이라고도 불린 비정규 세미나, 창설하거나 이끌었던 각종 학회를 통해 20세기 중ㆍ후반 미국 경제학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길러냈다. 슘페터가 강조하는 '경제분석'과 '수학적인 경제학'이 미국의 경제학계에 뿌리내리고 점차 세계로 확산되는 데는 이들 후학들이 역할을 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책 '경제분석의 역사'는 이러한 과정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슘페터는 경제학에 자연과학과 수학적 방법을 도입할 것을 강조했다. 경제학의 역사를 과학적 경제분석의 발전사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 책은 5개의 부로 나눠져 있다. 제1부에서는 과학적 방법론에 대해 서술했고 제2부에서 5부까지는 경제분석의 발전사를 시기별로 나눠 고찰하고 있다.

경제사에서 애덤 스미스에 대한 슘페터의 해석은 좀 특이한데, 그가 스미스를 '고전파의 시조'가 아니라 '중상주의자'로 본다는 점이다. 슘페터는 스미스의 '국부론'에 담긴 통찰은 인정하지만 이 저작이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고 혹평한다. 즉 리카도에서 밀로 이어지는 영국의 고전파 경제학자들보다 동시대 유럽대륙의 경제학, 특히 장 바티스트 세이의 시장법칙이나 레온 발라의 일반균형 이론을 더 높이 평가한다.

오늘날 경제학계가 안고 있는 과제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슘페터가 중시했던 이론과 역사의 종합이라는 측면이 도움 될 수 있는 이유다. 대표 역자인 이상호 원광대 교수는 1996년부터 번역을 기획해 무려 17년만에 출간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원서인 'History of Economic Analysis'는 1,260쪽에 달하는 분량이고 이를 번역한 원고는 무려 원고지 1만760매에 달한다. 그만큼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의미다. 684쪽(1권)ㆍ644쪽(2권)ㆍ764쪽(3권). 각권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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