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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매뉴라이프 클래식 최종<br>박희영 역대 최소타 타이 우승… 태극낭자 올 16개 대회서 9승<br>참가선수 모자에 검은리본 달고 한국여자골프 개척자 구옥희 추모


15일(한국시간) 캐나다 워털루의 그레이 사일로 골프코스(파71ㆍ6,330야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뉴라이프파이낸셜클래식에 참가한 선수들에게서 검은 리본이 눈에 띄었다. 모자나 상의에 검은 리본을 달고 최종 4라운드 경기를 치르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어떤 의미의 리본일까. 바로 지난 10일 심장마비로 숨진 구옥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을 기리기 위함이었다. 고인은 지난 1988년 한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한국과 일본ㆍ미국에서 통산 44승을 쌓은 '한국여자골프의 개척자'였다.

그를 추모하는 무대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했다. 주인공은 LPGA 투어 6년 차 박희영(26ㆍ하나금융그룹). 그냥 우승도 아닌 LPGA 투어 역대 72홀 최소타 타이 기록(258타) 우승이었다. 올 시즌 16개 대회에서 절반이 넘는 9승을 구옥희의 후계자들인 '코리안 시스터스'가 가져온 것이다.

박희영도 모자에 검은 리본을 부착하고 3라운드를 치렀다. KLPGA 측은 2라운드가 끝난 뒤 LPGA 측에 전화를 걸어 선수들이 대회 중 조의를 표시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LPGA 측은 직접 검은 리본을 준비해 3라운드를 출발하는 1번홀 티박스에 비치해뒀다. 3라운드 때만 리본을 다는 선수들도 있었고 4라운드에서도 떼지 않고 경기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전날 개인 최다인 10언더파를 몰아쳐 한 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박희영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 최종 합계 26언더파 258타를 적어냈다. 앤절라 스탠퍼드(미국)와 동타.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두 번째 홀까지 계속 버디로 팽팽히 맞섰지만 승부는 세번째 홀에서 갈렸다. 박희영이 계속 버디를 이어간 반면 스탠퍼드는 파에 그친 것이다. 지난 2011년 11월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 이후 1년8개월 만의 우승. 2005년 KLPGA 투어 신인왕 출신인 박희영은 2007년 퀄리파잉(Q)스쿨 3위로 미국에 진출해 LPGA 투어 6년째에 2승을 수확했다.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를 거머쥔 박희영은 "강아지 한 마리를 사서 키우고 싶다"며 웃었다.



이날 박희영의 우승은 라운드 중반을 넘어서까지도 불투명해 보였다. 버디 행진을 벌인 스탠퍼드에게 일찌감치 역전을 허용한 뒤 13번홀까지 3타나 뒤져 있었다. 하지만 박희영은 14ㆍ15ㆍ17번홀 버디로 기어이 동타를 만들더니 18번홀에서는 두 번째 샷이 빗나가 관중 스탠드 앞으로 날아가는 악재마저 극복했다. 무벌타 드롭 뒤 어프로치 샷을 홀 1m 남짓한 곳에 붙여 버디를 작성한 것이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박희영은 234야드 거리의 두 번째 샷을 5번 우드로 그린에 올린 뒤 2퍼트 버디로 마무리, 21홀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대회에서 박희영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89.3%(50/56), 그린 적중률은 90.3%(65/72)에 이르렀고 라운드당 퍼트 수는 단 27.5개였다. 박희영은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잘 안 풀리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단순하게 생각하자고 캐디와 얘기했는데 그게 적중했다"며 감격해 했다. 한편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박인비(25ㆍKB금융그룹)는 이날 이글 두 개와 버디 한 개, 보기 두 개로 3타를 줄여 16언더파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박인비는 이틀 내내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했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 폭우가 쏟아져 그린이 축축하고 느려졌고 페어웨이도 넓어 무더기 '고득점'이 나왔다. 15언더파 공동 16위로 마친 미셸 위(미국)는 "15언더파를 적어내도 톱10에 못 드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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