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각의 100년 역사를 보여주는 근현대 명품조각 36점이 한꺼번에 경매에 오른다.
미술품 경매회사인 K옥션은 오는 21일 진행하는 봄 경매에 '근현대 명품조각 특별 섹션'을 마련한다고 14일 밝혔다.
그간 한국 미술사에서 조각 작품은 크게 주목 받은 적이 없을 뿐 아니라 해방 이후 초기작이 상당수 소실됐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각전(展)조차 시도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기획된 경매라 더욱 귀하다. 미술시장이 불황이후 횡보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애호가들의 관심이 미술사적인 검증이 완료된 블루칩과 근현대 작가를 향해 집중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이들 작품의 추정가는 대부분 1,000만원 이하. 예술적 가치에 비해 가격이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미술품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김정숙의 청동 '여인상'(350만~600만원), 최만린의 청동 추상작품 '태(胎) 79-19'(550만~1,000만원), 윤영자의 대리석 작품 '무제'(800만~1,200만원), 존 배의 청동작품 '내 마음의 욕망'(650만~1,200만원), 유영교의 석조작품 '여인상'(600만~1,000만원) 등은 단순하게 혹은 추상적으로 표현된 형태를 통해 인간 내면을 은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최종태의 청동조각 '얼굴'은 추정가 1,000만~1,800만원, '서 있는 사람'은 1,200만~2,500만원에 출품됐다.
동시대 주요 서양조각가들의 명품도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마리노 마리니의 높이 34.8㎝의 청동상 '작은 기수'는 2억8,000만~5억원의 추정가로 경매에 오른다. 아르망의 '무제'(1,400만~2,800만원), 살바도르 달리의 '성 조르쥬와 용'(1,300만~2,500만원), 베르나르 브네의 '비결정적인 선'(800만~1,700만원) 등이 출품됐다.
작품들은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전시장에서 실물로 볼 수 있다. (02)3479-8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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