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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업무보고 관료들 ‘모르쇠’ 일관

“말할 수 있는 건 ‘보안 지키라’는 인수위 지시 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정부 업무보고가 13일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이날 하루만 6개 기관의 고위 관료들이 대거 서울 삼청동 인수위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인수위의 철통보안 방침에 업무보고 내용을 묻는 취재 기자들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고위 공무원들은 업무보고 분위기 조차 함구하며 극도로 보안에 신경을 쓰면서 일부는 “우리 입장을 이해해달라. 미안하다”며 읍소에 나서기도 했다.

인수위가 위치한 삼청동 금융연수원 별관 회의실에서 이날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국토해양부, 경찰청, 국가보훈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차례로 업무보고를 했다. 업무보고에는 각 부처에서 국장급 이상 관료들이 참석했으며 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1급 관료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이들은 업무보고 전 긴장한 탓인지 기자들의 질문에 거의 대꾸를 하지 않고 사무실로 뛰어들어 갔지만 끝난 후에는 홀가분해 진 탓인지 “밥은 먹었느냐”는 등 인사를 나누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업무보고 내용을 물으면 한결같이 난처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보안을 지키라’는 인수위의 지시 뿐”이라며 “정말 어떤 얘기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정부 고위관계자도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모른다. 말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업무보고 내용을)발표한다고 했다”며 “보안에 대해 강하게 당부하던데 그걸 어길 수 없지 않느냐. 이해해 달라”고 연신 말했다.



인수위는 당초 업무보고 내용을 비공개 하려던 방침에서 ‘깜깜이 인수위’, ‘국민 알권리 무시’ 등의 비판이 제기되자 "공개할 부분은 공개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하지만 인수위는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 이날도 일부만 선별해 공개하고 구체적 내용들은 언급을 피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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