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가 민간인과 교전이 이뤄지는 주요 도시에서 정부군과 중화기를 10일까지 철수하기로 약속했다고 코피 아난 유엔ㆍ아랍연맹(AU) 특사가 2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난 특사는 이날 비공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화상회의에 참석해 지난 1일 시리아 외무장관으로부터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도시에서의 철군 절차가 즉각 시작돼 10일까지 완료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수전 라이스 주유엔 미국대사가 말했다.
아난 특사는 또 시리아 정부가 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반정부 세력에 향후 48시간 내에 정부군을 상대로 어떠한 적대행위에도 나서지 말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시한을 앞당기고 싶었지만 그 대신 즉각적인 철군에 나서고 주요 도시에 정부군을 추가로 보내지 못하도록 시리아 정부에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리아의 폭력사태가 중단될 경우 안보리도 4월10일의 시한을 인정하고 유엔의 지원을 받는 감시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난 특사측은 이번주에 시리아로 입국해 유엔 감시단 운용 문제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유엔이 시리아에 감시단을 파견하려면 안보리의 결의안이 있어야 한다.
아난 특사는 그러나 휴전 체결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리아 정부는 아난 특사가 제안한 6개항의 평화안을 수용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아난 특사의 이날 발표와 관련해 바샤르 자파리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는 4월10일이란 시한은 아난 특사와 자국 정부 간의 `공동의 합의'이며, 시리아는 6개항의 평화안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은 시리아 정부가 이 약속을 지킬지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라이스 대사는 "전례를 볼 때 시리아의 약속을 믿기 어렵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향후 며칠간 폭력의 감소보다는 증가가 우려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약속은 주요 도시에서의 철군에 한정된 것이라며 시리아가 조만간 다른 합의 내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제네바에 머물고 있는 아난 특사는 이날 화상으로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시리아 유혈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자신이 현지에서 벌여온 외교활동의 성과를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