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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구연하듯 읽으면서 상상력 키워주세요

■ 아이와 함께하는 잠자리 독서법<br>연령·수준 맞는 책 골라 묻고 답하면 집중잘돼<br>독서습관 몸에 배도록 규칙적으로 해야 효과

엄마가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 들기 전에 책을 읽고 있다. 전문가들은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창의성과 상상력 등을 길러줄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경제DB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박정미(38)씨는 5개월째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하지만 눈을 반짝이며 박씨의 목소리에 집중하던 처음과 달리 하품을 하며 지루해하는 아이를 볼 때면 잘하고 있는 것인지 우려가 된다. 박씨는 "좋은 의도와 달리 아이가 책을 지루한 것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줘야 다시 처음처럼 흥미 있어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부모의 목소리로 처음 책을 접한 아이는 자연스레 책에 흥미를 갖게 된다. 하지만 연령과 수준에 따라 다른 책을 읽어주지 않으면 금세 지루해하거나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언정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은 "아이가 잠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면 상상력과 창의력이 높아진다"며 "연령별ㆍ수준별로 적합한 도서를 선정해 아이에게 읽어주면 부모와 아이 사이의 유대감도 더욱 깊어져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줄 때는 아이가 들으면서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책 속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상황을 동화 구연하듯이 읽어줘야 한다.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고 이야기에 대한 집중력 향상을 돕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에게 "여기에 뭐가 있니?"라는 식의 간단한 질문을 하면서 아이의 응답에 "맞아, 잘하네"라는 반응을 보여주면 책을 학습이 아닌 놀이로 인식해 더 긍정적이다.

아이에게 읽어줄 책을 선택할 때는 미리 전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가족 간의 사랑을 잔잔하게 표현하는 등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룬 책이 좋다. 다만 잠자리에서는 평소보다 정신이 몽롱하고 주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나치게 긴 내용의 이야기나 어려운 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숙면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들은 잠자리에서까지 아이들에게 학습을 시키려고 하는데 잠자리에서만큼은 학습적 요소를 배제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책 위주로 편하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책을 읽어줄 때는 규칙적으로 꾸준히 읽어줘야 한다. 비규칙적으로 읽어줄 경우 아이가 책에 대해 시간이 있으면 읽고 바쁘면 읽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낭독할 때는 문장 자체를 읽는 것보다는 책의 의미를 담도록 노력해야 책의 내용을 더욱 쉽게 형상화하고 이해할 수 있다.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을 읽어주고 한 권의 책을 깊게 제대로 읽어주면 이후 학습 능력 향상이나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 만약 아이가 꼭 한 권의 책을 읽기만 고집한다 해도 이를 막아서는 안 된다. 아이는 그 책을 정해진 수면 의식의 하나로 느껴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잠들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4학년 이상의 아이에게는 책을 읽어주기보다는 잠들기 전 온 가족이 함께 독서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가족 모두가 꾸준하게 독서 시간을 함께 가지면 효과적인 독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책을 고를 때는 연령별로 다르게 선택해야 한다. 만 0~4세의 아이에게는 전래동화나 설화ㆍ신화 등을 다루는 그림책을 선택해 아이가 책과 친해지게 만들어야 한다. 유아 시기에는 좋은 그림책을 선택해 아이가 문학적 경험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림책은 언어능력과 수학ㆍ과학ㆍ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관심과 흥미ㆍ사고력 등을 키워주기 때문에 책에 대한 거부감 없이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선악이 뚜렷한 전래동화나 설화ㆍ우화 등도 적절하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기 주장만 강조하고 떼를 쓰며 선악을 판단하기 시작하는데 이야기를 통해 선과 악의 구별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 5~7세는 책을 유창하게 읽는 법을 배우는 시기로 옛 이야기나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는 흔히 경험하는 두려움이나 불안 같은 정서적인 면을 다룬 책이 쉽게 아이에게 공감을 줄 수 있다. 자녀가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알아낸 다음 관심 분야의 책을 시작으로 점점 독서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특히 한 번 읽었던 책을 여러 번 읽어주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어휘능력을 기를 수 있어 효과적이다. 다만 이야기가 전개되기까지 발단이 지나치게 길면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으므로 도입부가 짧은 이야기 책이 바람직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현실과 공상을 구별할 수 있는 시기로 고의로 현실을 초월한 상상 이야기에서 오히려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가공의 이야기를 즐기기 때문에 '오즈의 마법사'와 같은 모험을 다루는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이 좋다. 자신의 주변 생활에도 점점 흥미를 갖기 시작하는 나이이므로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주인공이나 위인이 등장하는 책도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친구와의 우정을 중시하는 시기다. 따라서 우정을 다룬 소설이나 정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자아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 적합하다. 많은 아이들이 이 시기에 과학적인 흥미가 높아지므로 과학이나 발명, 발견이야기, 공상과학소설 등을 읽어주면 책에 몰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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