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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에 '기분이 어떤가' 물었더니…
[박근혜 시대 - 난파선 된 민주당] 안철수 당분간 독자노선 걷겠지만…"정치 계속" 의지 여전중도세력 신당 창당땐 합류 여부 암중 모색재보선 출마할 수도
유병온기자 rocinante@sed.co.kr
한국일보 자료사진=손흔드는 안철수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는 당분간 미국에서 야권발(發) 정계개편을 지켜본 후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기존 '국민연대' 세력을 포함한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 합류 여부도 고민의 대상이다.
안 전 후보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 '정치를 계속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전에 한다고 말씀 드리지 않았느냐"면서 "생각을 정리하러 왔다"고 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대선 후보의 낙선 소식을 비행기 안에서 전해 들은 안 전 후보는 이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대선 패배로 격랑에 휩싸인 야권의 재편 논의에 '안철수 역할론'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지만 안 전 후보는 당분간 미국에 머물며 암중모색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행동에 나서기에는 본인 스스로도 문 전 후보의 패배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 전 후보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무소속으로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정치 세력화에 나서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안 전 후보가 자신의 지지 기반인 '중도 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온다. 이 과정에서 안 전 후보가 내년 4월 예정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서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도 대두된다. 안 전 후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을 한 번 하고 이 길을 걸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었다.
'정치인 안철수'로서의 본격적인 길을 걷기 전에 새정치연구소 등을 꾸리는 방안도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계 복귀 전 세웠던 아태재단이 그 예다.
다만 안 전 후보의 최종 종착지가 5년 뒤 대선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에 다시금 등장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야권은 안 전 후보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국민연대'와 함께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 안 전 후보에게 일정한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올 수 있다. 안 전 후보가 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 내 친안(친안철수)파 의원들이 독자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대선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별 논의는 없었다"며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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